영광의 역사 유래 섭렵한 향토문화 길라잡이
영광의 역사 유래 섭렵한 향토문화 길라잡이
  • 박은정
  • 승인 2005.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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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 문화예술인 97 향토사 한완수
“바른 향토사는 전통문화 계승의 정신적인 토대”
군서면 매산리 구산마을에 위치한 매은정사. 깔끔하게 정리된 마당과 정사 마루에 쓰여진 여러 글귀들이 한눈에 학문을 연구하는 이가 기거함을 느끼게 했다.

바로 그곳의 주인 한완수(85) 선생. 청주한씨 안양공파 난초난 31대손인 그는 7형제의 둘째로 태어나 아버지의 가르침과 독학으로 학문을 익혔으며 수리조합(현 농업기반공사)에서 재무와 경리계장을 맡으며 17년간 근무했다.

매사 철저하고 꼼꼼한 성격을 지닌 그는 직장 재직 때도 빈틈없이 업무를 처리했으며 부모를 살아생전에도 지극한 효성으로 모셨고 돌아가신 후에도 시묘살이를 하며 정성을 다한 효를 실천했다.

그에 이런 깊은 효심은 널리 알려져 향교와 군수 등으로부터 효행표창을 받았으며 그의 행적을 기리는 행적비가 세워지기도 했다. 이렇게 매사에 모범을 보며 주위에 귀감이 되던 한 선생은 학자출신인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아버지의 호를 붙여 매은정사를 1971년 건립했다.

이렇게 정사를 건립하고 그곳에서 학문을 익히며 수양을 하던 그는 오래전부터 관심을 두었던 향토문화를 연구하며 후손들도 미처 알지 못했던 지역의 역사를 파헤쳐 갔다.

한완수 선생은 “어느 지역이나 훌륭한 역사와 전통은 끊임없이 계승돼 왔고 그 뒤엔 역사를 올바른 기록으로 남겨 후손에게 전하기 위해 애쓴 우리 선조들의 고충이 함께 베어 있다”며 “이처럼 올바른 역사의 이해를 돕고 전통성을 확립하며 지역에 대한 애향심과 자긍심을 높이는 위한 향토사 자료집이 지역마다 발간되고 있지만 이렇게 발간된 향토사 대부분이 역사적인 사실과 조금씩 다르게 기록돼 있다”고 전하며 영광의 향토사를 다시 검토·수정해 나가기 위한 작업에 열중하던 시절을 밝혔다.

지금 살고 있는 시대 혹은 그 이전 시대의 전통과 역사는 물론이고 유래까지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만 한 세대의 역사를 바로잡을 수 있는 어렵고 까다로운 작업을 해나간 한 선생은 정확한 자료집과 구전 또는 현장을 직접 방문하며 향토사를 연구해 나갔다.

이렇게 열심히 향토사를 공부한 그는 웬만한 집안의 역사와 행적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으며 그의 후손들에게도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아주며 선조들의 내력을 바르게 인식 시켰다.

이렇게 열정적으로 지역의 역사를 연구했던 한 선생은 향학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임진수성사 부회장을 맡고 있다. 지금은 연로해 작업을 하지 않고 있지만 그는 한자와 붓글씨에 능통해 200여개에 가까운 비문을 손수 지어 주기도 했다.

이처럼 학문과 사학에 탁월한 그는 기관지 천식 등을 앓으며 몸이 많이 쇠약해져 있다. 영광의 역사 유래까지 섭렵하고 있는 그의 높은 학식과 덕망을 이을 후손이 없는 시점에 그가 간직하고 있는 지역 역사의 뿌리는 너무도 귀하고 소중한 값진 기억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