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비트 가공으로 농촌 희망 찾다
레드비트 가공으로 농촌 희망 찾다
  • 영광21
  • 승인 2020.05.2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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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농부 영광이레 이운환 대표

세계 10대 슈퍼 푸드, 서양의 4대 채소, 땅속의 붉은 피, 천연 혈관 청소부 ….
‘레드비트’를 두고 하는 말이다. 각종 영양이 풍부한 데다 붉은색을 띄고 있어 붙은 수식어들이다. 항산화 성분과 필수 미네랄, 비타민 등이 많이 들어있다. 주목할 성분은 베타인. 레드비트의 선홍빛을 내는 물질이다. L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제거에 도움을 준다. 혈관질환을 고민하는 이들이라면 주목할 만한 채소다. 
안토시아닌이 많아 눈 건강에도 좋다. 식이섬유도 풍부해 피부 미용과 다이어트에도 그만이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비너스)가 사랑한 채소’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레드비트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즙이나 분말, 각종 요리 재료로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선홍빛에 반해 천연 색소로도 쓰인다. 


레드비트를 재배하며 제2 인생을 사는 이가 있다. 묘량면에서 ‘영광이레’를 운영하고 있는 이운환(51) 대표다. 
이 대표는 레드(빨강)비트와 옐로(노랑)비트 농사를 짓고 있다. 주위에선 ‘비트 재배 전문가’로 통한다. 수박무와 작두콩, 초석잠, 아로니아도 재배하고 있다. 지난해 비트 단일 품목으로만 7,000만원이 넘는 소득을 올렸다. 
덕분에 ‘2019경영개선실천 우수강소농 경진전국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고부가가치 작물 재배, SNS 활용한 고객확대, 농업기술센터 가공시설을 이용한 경영비 절감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수확을 앞둔 그의 농장을 찾았다. 레드비트 하나를 뽑았다. 주먹만 한 게 튼실하다. 영락없는 ‘빨강무’다. 한입 베어 물었다. 달보드레하다. 아삭아삭 씹히는 맛도 그만이다.

귀농한 비트 재배 전문가
“당도가 높다는 것은 땅이 잘 만들어졌다는 것을 방증하죠. 무농약으로 키우지만 병해충에 강해 재배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진딧물 때문에 애를 먹기도 하지만 친환경제제로 방제하면 문제없습니다.”
그는 한겨울만 빼놓고 비트를 재배·생산한다. 한꺼번에 심고 수확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한달 간격을 두고 파종한다. 
수확시기를 조절해 소득을 높이기 위함이다. 올해 파종은 3월부터 시작해 이달초에 끝냈다. 다음달부터는 수확에 들어가 11월까지 계속한다. 내년에는 하우스를 지어 연중 재배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수확한 비트를 분말과 말랭이로 가공한다. 최근엔 자신만의 ‘비트즙’ 가공에 성공했다. 다른 첨가물 없이 오직 비트로만 만들었다. 3년이라는 지지한 시간을 투자한 결과물이다. 허가를 받는 대로 소비자에게 정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농산물은 무조건 가공할 방법을 찾아야 해요. 가공하지 않으면 농촌에서 버틸 재간이 없어요. 소득에서 많은 차이가 나거든요.”
생산량 대부분은 SNS를 통해 판다. 관리하는 회원만 1,500명에 이른다. 판매 가격은 1년 내내 똑같다. 풍년이든 흉년이든, 시장 가격이 좋든 나쁘든 변동이 없다. 회원과 그간 쌓은 신뢰 덕분이다. 계획농업으로 품질 좋은 비트 재배에만 열중할 수 있는 바탕이 되고 있다.
이 대표는 귀농인이다. 귀농 전까지 목포에서 네온사인 광고업체를 운영했다. 잘나가던 와중에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스트레스가 원인이었다. 계속하다간 병을 키울 수 있다는 의사의 권유에 귀향을 결심했다. 고향에선 부모가 농사를 짓고 있던 터였다. 2014년이었다.

 

SNS 통해 생산량 전량 판매
“농사에는 어느 정도 자신 있었거든요. 그간 틈나는 대로 부모님 농사일을 도왔으니까요. 농사를 시작하기 전 계산기부터 두드려 봤어요. 답이 나오더라고요. 근데 그게 허황된 꿈이라는 것을 얼마 가지 않아 알게 됐죠. 자신감이 아닌 만용이었다는 것을요. 지금 생각하면 웃음밖에 나오질 않아요”
현실은 딴판이었다.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버틸 수가 없었다. 체계적인 영농교육이 필요했다. 농업기술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귀농귀촌 과정, 농업인대학, 농산물가공창업 교육 등을 단계적으로 이수했다. 강소농 집중컨설팅도 받았다.
첫 재배 작물은 치매예방에 좋다는 ‘초석잠’이었다. 일손이 많이 드는 게 흠이었다. 그렇다고 소득이 만족스러운 것도 아니었다. 초석잠으로만 버틸 수가 없었다. 작목 추가를 고민했다.
“수확한 초석잠을 SNS를 통해 완판했어요. 물건은 없는데 주문이 계속 들어왔어요. 애면글면하고 있던 차에 충북에서 농사를 짓는 어르신이 자기 초석잠도 팔아 달라는 거예요. 500kg을 팔아 줬죠. 그랬더니 레드비트를 재배해 보라고 하더라고요. 전망이 있다고. 농사기술도 가르쳐 주겠다고요.”
레드비트는 처음 대하는 생소한 작목이었다. 씨앗과 농사기술을 받아 시험재배에 들어갔다. 궁금한 건 그때그때 전화로 물었다. 어렵지 않았다. 이듬해엔 수박무 재배를 권유받았다. 비트, 수박무와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제 스승이죠. 지금도 수박무와 비트의 씨앗 구입에서부터 파종 시기, 재배방법 등을 공유하며 함께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지역만 다를 뿐 같은 농산물이라고 보면 돼요.”
농사는 잘 지었다. 알토란같은 농산물을 대할 땐 뿌듯했다. 하지만 소득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소득을 높일 방법을 고민했다. 어렵게 찾은 해답이 가공이었다. 제조시설을 갖추는데 초기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농업기술센터의 가공시설을 이용했다. 아낀 투자비용은 농업에 과감하게 투자했다.
“관행농을 따라가면 절대 안돼요. 자기만의 농업 세계를 개척해야 합니다. 물론 가공도 포함입니다. 그래야 농촌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할 수 있어요. 땅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요. 반드시 영농교육을 받을 것을 권합니다.”
마을 이장으로, 귀농인 자율모임체인 ‘논두렁밭두렁’ 대표, 귀농귀촌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 대표가 예비귀농인에게 던지는 조언이다. 
문의 ☎ 010-3646-1264 
<전남새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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