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 제일이여∼"
"우리마을 제일이여∼"
  • 영광21
  • 승인 2003.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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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여 주민 보름날 한데 어우러져
논산리 주민들 마음속에 둥근 보름달 떳네(사진)

민족의 명절 대보름, 200여 논산리(백수읍) 주민들은 휘엉청 대보름 만큼이나 둥근 한판 대동마당을 벌였다.
아침 일찍부터 돼지 잡는 소리가 온동네를 울리더니만 뒤이어 꽹과리 장구 징 북 등이 어우러진 풍물가락이 논산리 마을길 따라 퍼져간다. 그리고 뒤이어 가는 마을 주민들의 어깨춤과 덕담이 왁자지껄 대동세상을 만들어 낸다.

"아이 얼마나 좋은 일이여. 우리 논산리 청·장년들이 어르신들 모시고 좋은 시간 갖는다고 일주일 전부터 풍물 연습을 했당께"하고 고마움을 전하는 마을 어르신.

논산리는 1구와 2구가 떨어져 있다. 청·장년회(회장 정종석)가 구성되고 마을의 단합과 어르신들에 대한 공경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대보름날을 '논산리 주민의 날'로 설정하고 5년전부터 대동축제를 벌여왔던 터였다.

"요즘같은 세상에 이런 모습이 흔하간디. 어른들 상이며 관광 등 마을의 굳은일 좋은일 마다않고 우리 청·장년회가 모두 나서서 한당께"라며 한껏 자랑을 풀어놓는 조기환(73) 2구 노인회장님. "그뿐이여 부인회원들도 음식 장만하느라 고생했고 이런 좋은 행사를 통해 주민들간 화합 잘돼 좋고"하며 풍물가락 취임새 넣듯 말들 주시는 장성남(71) 1구 노인회장님.

"그것이 아녀. 어디 어른들이 이렇게 이끌어 주지 않았으먼 이런날이 있간디"하고 어른신들에게 공을 돌리는 청장년들.
서로를 아끼고 따스함 담아 전하는 마음 밝기가 보름달에 견줘 작을까?

그래서 였을까. 13일 영광읍에서 열린 '핵폐기장 전면 백지화' 집회에도 논산리 주민들은 너나 할것없이 함께 했단다.

"아이 젊은 사람들이 너나하고 농촌을 떠나 마을이 황폐화 돼 가는 이 마당에 이런 행사가 얼마나 소중한지 몰라"하고 툭 던진 말에 마냥 가볍게만 느껴지지 발걸음을 뒤로하고 풍물소리로부터 멀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