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보수의 가치 제시할 ‘노블레스 오블리주’
건전한 보수의 가치 제시할 ‘노블레스 오블리주’
  • 영광21
  • 승인 2020.07.09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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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책 소개 - 《사마천과 노블레스 오블리주》 / 김영수 지음, 아이필드 펴냄

- 한국의 보수는 왜 궤멸하고 있는가?
- 한국에 보수의 가치를 중시하고 실천하는 보수가 존재하는가?
- 향후 한국 사회를 이끌 주도층이 주목해야 할 정신과 가치는 무엇일까?
- 사마천의 《사기》가 제시하는 진정한 보수의 정신과 가치
- 보수든 진보든 역사에서 배우고, 통찰하고, 실천해야 한다.

필자가 ‘노블레스 오블리즈’, 이 단어에 주목하게 된 몇가지 까닭은 이렇다. 먼저 의무와 책임을 다하기는커녕 그것을 회피하고 심지어 사리사욕을 위해 부와 권력을 악용하는 우리 사회지도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필자가 평생 공부하고 있는 사마천의 《사기》 130권 전체에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이 관통하고 있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정신을 주제로 한국 사회지도층, 특히 자칭 보수들과 이들의 정체에 기만당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자산을 비롯하여 《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로서 이 정신을 실천한 인물들을 찾기 시작했고, 그 결과 《사기》를 관통하는 중요한 정신의 하나로서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얼마든지 하나의 사회적 주제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하기에 이르렀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주목한 까닭
왕조 체제에서 ‘보수의 정점’은 지고무상한 최고 권력자인 제왕이었다. 나라와 백성을 지켜야 하는 제왕의 자질은 나라 전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중국은 수천년 동안 왕조체제를 경험했지만 백성들은 좋았던 날보다는 괴롭고 힘들었던 날이 훨씬 더 많았다. 그러다 보니 편하게 살게 할 수 있는 좋은 제왕에 대한 갈망이 늘 존재해왔다. 
이를 ‘명군몽明君夢’이라 불렀다. 이밖에 청렴한 공직자를 갈망하는 ‘염관몽廉官夢’, 악당들을 쓸어버리는 협객을 꿈꾸는 ‘협객몽俠客夢’도 있었지만 명군에 대한 갈망에는 미칠 수 없는 것이었다. 
시대가 달라져 최고 권력자를 국민의 손으로 뽑는 세상이 되었지만 여전히 국민들 마음에는 명군몽이 웅크리고 있다. 기나긴 왕조 체제와 일제 강점기 그리고 독재를 경험한 우리에게 최고 권력자라는 존재 자체가 정신적 상흔으로 남게 되어 지금까지 암울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최고 권력자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한 시대의 명암을 가르는 요인이 된다고 하겠다.(제1장 최고 권력자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 서문)
사마천은 권력과 부를 지닌 고귀한 사람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신분에 관계없이 고귀한 정신과 지조로 세상을 위해 자기의 뜻을 실현할 수 있다고 믿었다. 역사 속에 나타난 수많은 사람이 그랬고, 그 자신이 그랬다. 

보수의 가치였던 노블레스 오블리주
그는 역사를 통해, 자신에게 닥친 고난을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죽음을 사용하는 방향에 따라 태산보다 무거운 죽음과 새털보다 가벼운 죽음이 결정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깨달음이 곧 52만6,500자 전체를 관통하는 사마천 정신이자 가치였다. 필자는 사마천이 각성한 그 정신을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다소 속된 표현으로 바꾸었을 뿐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전통적으로 보수의 정신이자 가치였다. 하지만 우리네 보수는 이 정신과 가치를 잃은 지 오래다. 아니, 애당초 이 고귀한 보수의 정신과 가치를 심신에 장착하지 않고 있었는지 모른다. 한국 사회의 지리멸렬한 보수를 되살릴 기회는 정녕 없는 것일까? 온전한 보수의 출현은 불가능한 것인가? 그래서 혹여 사마천이 《사기》라는 절대 역사서와 자신의 삶으로 제시하고 입증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과 가치가 건전한 보수의 출현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심정으로 나름의 여정을 마친다.(에필로그 - 사마천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
2019년 12월30일 공수처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지인들에게 이런 문자를 보냈다.
“공수처법이 통과되었습니다. 역사는 기록이 아니라 기억입니다. 국민의 기억이 역사를 바꿉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보고 싶습니다.”
한 사람의 비극적인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국민의 기억에 깊게 남았고, 그 집단 기억이 힘이 되어 부당한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작은 싹을 키워냈다. 역사는 기록이 아니라 기억이다. 모두의 기억을 저장했다가 수시로 소환해낸다. 
그래서 역사는 그 자체로 뒤끝이며, 역사의 법정에는 공소시효가 없다는 것이다. 역사가 두려운 까닭이다.

지은이 김영수는

《사기》 연구가이자 중국고전학자. 
중국에서 가장 먼저 설립된 섬서성 한성시 사마천학회 정식 회원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고대 한중 관계사를 주제로 석사 및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30년 동안 중국 전역을 다니며 역사 현장을 두루 답사했으며 지금도 그 일을 하고 있다. 현재 한국사마천학회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2007년 가을, 교육방송(EBS)에서 32회에 걸쳐 특별기획 ‘김영수의 사기와 21세기’를 강연하여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그 후 줄곧 대기업과 벤처기업 및 공공기관에서 《사기》를 조직과 경영에 접목해 탐구하는 ‘응용역사학’을 강의하고 있다. 
2007년부터 사마천장학회를 설립해 사마천의 후손들을 도와왔으며, 같은 해에 사마천의 후손들이 모여 사는 서촌마을의 명예촌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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