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의 편지 ② - 눈과 귀를 닫고 있는 자들에게
사마천의 편지 ② - 눈과 귀를 닫고 있는 자들에게
  • 영광21
  • 승인 2020.09.1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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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을 고치는데 인색하지 말고 
좋은 일(언행)은 물 흐르듯 해라”

‘개과불린改過不吝, 종선여류從善如流’ 여덟 자는 당나라 역사서인 《구당서舊唐書》 <이강전李絳傳>에 나오는 명언이다.
잘못은 올바른 길잡이 작용을 할 수 있고 실패는 성공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물론 잘못을 인정하고 고쳐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따른다. 잘못을 고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는 자신에 대한 비판을 흔쾌히 받아들이고 타인의 좋은 언행은 본받는 것이다.
‘종선여류’는 춘추시대 역사서인 《좌전左傳》을 비롯한 많은 옛날 기록에 나오는 명언이다. 《사기》 <초세가>에는 ‘종선여류從善如流, 시혜불권施惠不倦’이란 대구를 이루고 있는 명언으로 나온다. ‘좋은 일은 물 흐르듯 받아들이고 은혜를 베풀되 피곤해하지 말라’는 뜻이다. 여기서 말하는 ‘좋은 일’이란 정확한 지적이나 솔직한 충고 등 좋은 말을 가리킨다.

대로 명군으로 평가받는 리더들 대부분이 ‘종선여류’를 잘 실천했다. 리더십을 다루는 학문인 ‘영도학領導學’에서는 직언을 잘 받아들이는 리더십을 ‘납간納諫’이라 부른다. 약 3천년 전에 나온 중국 역사상 최초의 정치학 교과서인 《상서尙書》에 보면 무정이란 임금이 신하 부열에게 다음과 같은 허심탄회한 말로 직언을 요청하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좋은 말로써 나의 덕치를 도와주시오. 내가 쇠라면 그대는 숫돌이 되고, 내가 큰 내를 건너려 할 때면 그대는 배와 노가 되어 주시오. 어느 해에 큰 가뭄이 든다면 그대는 단비가 되시오. 그대의 마음을 열어 내 마음을 비옥하게 해주오. 간언(諫言, 직언과 충언)이란 약이 효과가 강하지 않으면 질병은 낫지 않을 것이며 맨발로 땅을 걸으면서 잘 살피지 않으면 발에 상처를 입게 되는 것이오. 그대는 내가 뜻을 세울 수 있게 가르쳐주되 술이나 단술을 빚을 때는 누룩이 되어주고(약작주예若作酒醴, 이유국얼爾惟麴蘖), 국을 만들 때는 소금과 식초가 되어 주오(약작화갱若作和羹, 이유염매爾惟鹽梅).”
이에 부열은 다음과 같은 말로 무정의 요청에 화답했다.
“왕이시여! 사람이 많이 들기를 원하면 일을 이룰 수 있습니다(인구다문人求多聞, 시유건사時惟建事). 옛 가르침을 배우면 얻는 바가 있습니다. (중략)이 부열은 임금을 공경히 받들면서 널리 뛰어난 인재들을 불러 여러 자리에 모시렵니다.”

정과 같은 이런 리더들을 일러 ‘총명聰明’하다고 했다. 일찍이 전설시대의 성군인 요堯와 순舜 임금 때부터 그렇게 불렀다. 그런데 글자를 잘 보면 알겠지만 ‘총명’은 머리가 좋다는 뜻이 아니다. ‘귀가 밝고, 눈이 밝다’는 뜻이다. 귀가 밝다는 것은 귀를 열고 남의 말을 잘 듣는다는 뜻이고 눈이 밝다는 것은 사람들의 작은 어려움까지 잘 살핀다는 뜻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총명’은커녕 자신들은 귀 닫고 눈감은 채 지혜로운 수많은 민중을 향해 악다구니는 쓰는 자들이 넘쳐난다. 많이 배우고 더 가진 자들이 특히 그렇다. 
이 자들에게 귀와 눈을 열라고 해봤자 ‘우이독경牛耳讀經’일 테고 깨어 있는 사람들에게 더 많이 더 활짝 귀와 눈을 열고 이 자들의 못난 짓거리를 혼내라고 강력하게 권하는 바이다. 깨어 있는 집단지성의 여론과 비판 그리고 행동만이 그나마 이들의 눈과 귀를 열 수 있는 힘이다.

김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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