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공기公器가 아닌 흉기로 타락한 언론
사회의 공기公器가 아닌 흉기로 타락한 언론
  • 영광21
  • 승인 2020.09.24 10: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마천의 편지 ④ - 아주 나쁜 기사로 선한 사람을 해치고 세상을 속이는 기레기들에게

위대한 역사가 사마천의 목소리를 빌어 역사와 고전古典이 오늘날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전하는 코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수구 기득권층이 기득권을 지키려고 총궐기한 상황이다. 
한국 수구 기득권 세력의 문제와 병폐는 역사의 차원에 놓여 있다. 친일, 독재권력이 남긴 부정적 잔재 등 청산하지 못한 과거사가 강하게 발목을 잡은 채 역사의 진전을 방해하고 있다. 이에 우리 사회의 곳곳에서 창궐하고 있는 병폐와 그 당사자들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이들을 향해 역사의 목소리로 경고하고자 한다. 
지금 이 병폐를 해결하지 못하면 미래가 어둡기 때문에 더욱 절박하다. 관련해 좀 더 많은 정보를 원하는 분들은 유튜브 채널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을 시청하시기 바란다. 
/ 편집자 주

위대한 역사가 사마천은 스무살 천하여행에서 전국시대 초나라의 애국시인 굴원屈原이 죽은 현장인 ‘멱라수(汨羅水, 지금의 호남성 악양시에 속한 멱라시)’를 찾았다. 
무덤과 사당을 참배하고 주위 마을 사람들을 찾아 굴원과 관련한 사적을 탐문했다. 그리고는 훗날 굴원의 전기를 쓰면서 사마천은 굴원의 죽음 장면을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마침내 돌을 품고 멱라수에 스스로 가라앉아 죽었다.”
이 대목은 훗날 많은 비판과 비난에 시달렸다. 굴원의 죽음에 관한 다른 기록이 없는데다 사마천보다 약 200년전 사람인 굴원의 죽음을 마치 목격이라도 한 것처럼 묘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자. 굴원이 멱라수에 빠져 죽은 것은 팩트였다. 사마천은 굴원과 관련한 현장을 직접 찾아 취재하고 남아 있는 굴원의 작품들을 아주 깊게 정독했다. 
그리하여 굴원의 정신세계와 그 깊이를 인식하기에 이르렀다. 굴원의 전기에 굴원의 작품을 다수 수록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 결과 굴원의 죽음을 위와 같은 문학적 필치로 그려낼 수 있었다. 사마천은 사실에 기초해 진실을 찾으려 했던 것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작정한 굴원은 멱라수를 선택했다. 강에 던진 몸이 떠오르지 않게 하려면 돌이나 무거운 물체를 몸에 묶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현재 멱라수에는 몸을 던질 만한 높은 절벽을 찾기 힘들다. 돌을 몸에 묶고 서서히 걸어 들어가 가라앉히는 방법이 최선이었다. 
사마천은 다만 돌을 묶거나 끌어안는다는 표현 대신 ‘품었다’는 ‘회懷’라는 글자로 비장함을 더했을 뿐이다. 굴원의 인품과 작품 세계를 제대로 안다면 굴원의 죽음을 이보다 더 제대로 비장하게 묘사할 수 있을까?
사마천의 취재정신은 추락할 대로 추락한 우리 언론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깊다. 심층취재를 통한 사실은커녕 받아쓰기, 왜곡하기, 가짜 뉴스를 아무렇지 않게 양산해 기레기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쓰고 있는 현실에서 그들에게 사마천의 정신을 본받으라는 말조차 민망하다. 
언론이 어째서 사회의 공기公器가 아닌 흉기凶器로 타락했을까? 정치나 기업과 마찬가지로 언론 역시 기득권에 편입되고자 하는 탐욕의 화신이 됐기 때문이다. 
그 결과 삐뚤어진 권력, 사이비, 가짜와 서슴지 않고 손잡고 그 앞잡이가 되거나 그것들을 악용하는 거악과 적폐의 온상으로 변질되었다. 나쁜 권력에 의해 길들여져 놓고는 자신들이 권력이 된 것처럼 착각한다. 
특히 이 권력을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흉악범과 별반 다르지 않다.

말이나 글이 바르지 않으면 아무리 외쳐도 믿지 않는다. 신뢰도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의 문제다. 말이나 글이 바르려면 그에 앞서 자신의 몸을 바르게 세워야 한다. 
한나라 때 학자 양웅(揚雄, 기원전 53~기원후 18년)은 대표적인 저서 《법언法言》 <문신問神> 편에서 “말은 마음의 소리요(언심성야言心聲也), 글은 마음의 그림(서심화야書心畵也)이다”라는 참으로 기가 막힌 명언을 남겼다. 
훗날 서예가들과 학자들은 이 대목을 빌린 다음 한 글자만 바꾸어 ‘언위심성言爲心聲, 서위심화書爲心畵’로 표현했다. 똑 같은 뜻이다. 양웅은 이 대목 바로 다음에 “소리(말)와 그림을 보면 군자와 소인이 드러난다”고도 했다. 말을 하던 글을 쓰든 진실을 바탕에 두어야 한다는 뜻이다. 
기레기, 기더기라는 차마 입에 담기조차 더러운 용어로 능멸당하고 있는 이 땅의 언론과 그 종사자들에게 묻고 싶다. 
팩트조차 체크당하는 수모를 언제까지 당하고 살 것인가? 삐뚤어진 마음으로 잡은 굽은 붓으로는 진실은커녕 사실조차 바로 쓸 수 없다.
“언론의 자유를 부르짖는 자는 그 자유를 남용하려는 자다.”(괴테)


경영체 서류 읍면에서 발급

22일부터 군청 읍·면사무소에서 가능

농업(임업) 관련 융자·보조금 등 신청에 필요한 ‘농업경영체 등록확인서·증명서’를 이제는 거주지와 가까운 읍·면사무소에서 발급받을 수 있게 돼 고령층이 대다수인 농·임업인이 한결 편해진다. 
행정안전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산림청은 22일부터 ‘농업경영체 등록확인서’와 ‘농업경영체 증명서’ 2종의 증명서를 군청과 읍·면사무소에서 발급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2종의 증명서를 발급 받으려면 농업인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임업인은 지방산림청·국유림관리소를 방문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이렇게 되면 농·임업인이 원거리에 위치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등을 방문하는 번거로움 없이 거주지와 가까운 군청이나 읍·면사무소를 방문해 2종의 증명서를 즉시 발급받을 수 있게 된다.


이젠 ‘연쇄·연속감염’으로 불러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이 ‘엔(N)차 감염’을 대체할 쉬운 우리말로 ‘연쇄감염, 연속감염’을 선정했다. 
’엔(N)차 감염’은 감염의 전파단계로서, 감염자와의 접촉을 통해 전파·확산되는 연쇄적 감염을 가리키는 말이다.
문체부는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의 하나로 국어원과 함께 외국어 새말 대체어 제공 체계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열린 새말모임을 통해 제안된 의견을 바탕으로 의미의 적절성과 활용성 등을 다각으로 검토해 ‘엔(N)차 감염’의 대체어로 ‘연쇄감염, 연속감염’을 선정했다. 


김 영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