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천고마비의 계절을 맞아 가을꽃들이 향연을 펼치는 요근래 꽃 풍광에 취한 일부 주민들이 주변에 마련된 화분을 잇달아 훔쳐가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추석 연휴기간인 지난 4일 영광읍 모 상가 주인은 아침에 출근해 보니 뭔가 허전함을 느꼈다. 상가 내외부를 이리저리 살펴보니 상가 외부에 둔 화분 3개가 밤사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상가에 설치한 CCTV를 재생해 보니 늦은 밤 고급 외제차량을 타고 온 70대 전후한 운전자가 화분을 차에 바쁘게 옮겨 싣는 장면을 보고 놀랐다.
점심 무렵 경찰과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CCTV에 촬영된 것과 비슷한 차량이 지나가자 멈추게 한 뒤 확인하자 해당 운전자가 화분을 가져갔다고 시인했다.
운전자는 ‘함께 동승했던 사람의 꽃이 너무 예쁘다는 말에 순간 화분을 가져가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버스터미널 주변에 건물 등 상당한 재산을 보유한 재력가인 것으로 알려져 주변 사람들을 의아스럽게 했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꽃 절도행위는 지난 2일 본사 앞에서도 발생했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저녁 7시20분, 개와 산책을 나온 70대의 한 어르신이 주변을 살피다 화분에 심어진 3그루의 화초고추 중 2그루를 미리 준비한 듯한 비닐봉투에 자연스럽게 담아 그대로 사라진 것.
가격이 얼마 하지도 않는 것을 이유로 경찰에 고소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고 고민하다 ‘어르신, 꽃 돌려주세요’란 A4 용지에 안내문을 게시한 사이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한 6일 낮, 또 다른 어르신이 나머지 한그루마저 태연스럽게 가져가는 것이 CCTV에 그대로 촬영된 ‘웃픈’ 상황이 발생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 같은 행위가 명백한 절도행위라며 주민들의 시민의식을 각별히 당부했다. 지난 5월 관내에서 절도행위자가 고소돼 입건되기도 했다.
당시 피해자는 “값으로 치면 얼마 되지도 않은 화분이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서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재발방지를 위해 고소했는데 막상 경찰이 잡고 보니 아는 지인이었다”고 어이없어 했던 상황을 말했다.
“아름다운 꽃, 눈으로만 감상하세요. 사람은 없어도 곳곳의 CCTV가 보고 있답니다.”
빈부격차 떠나 주변 화분 절도행위 빈번·외제차 차주도 화분 슬쩍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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