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 취해 망신살 ‘금물’ CCTV는 보고 있다
꽃에 취해 망신살 ‘금물’ CCTV는 보고 있다
  • 영광21
  • 승인 2020.10.12 10: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빈부격차 떠나 주변 화분 절도행위 빈번·외제차 차주도 화분 슬쩍했다가…

완연한 천고마비의 계절을 맞아 가을꽃들이 향연을 펼치는 요근래 꽃 풍광에 취한 일부 주민들이 주변에 마련된 화분을 잇달아 훔쳐가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추석 연휴기간인 지난 4일 영광읍 모 상가 주인은 아침에 출근해 보니 뭔가 허전함을 느꼈다. 상가 내외부를 이리저리 살펴보니 상가 외부에 둔 화분 3개가 밤사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상가에 설치한 CCTV를 재생해 보니 늦은 밤 고급 외제차량을 타고 온 70대 전후한 운전자가 화분을 차에 바쁘게 옮겨 싣는 장면을 보고 놀랐다. 
점심 무렵 경찰과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CCTV에 촬영된 것과 비슷한 차량이 지나가자 멈추게 한 뒤 확인하자 해당 운전자가 화분을 가져갔다고 시인했다. 
운전자는 ‘함께 동승했던 사람의 꽃이 너무 예쁘다는 말에 순간 화분을 가져가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버스터미널 주변에 건물 등 상당한 재산을 보유한 재력가인 것으로 알려져 주변 사람들을 의아스럽게 했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꽃 절도행위는 지난 2일 본사 앞에서도 발생했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저녁 7시20분, 개와 산책을 나온 70대의 한 어르신이 주변을 살피다 화분에 심어진 3그루의 화초고추 중 2그루를 미리 준비한 듯한 비닐봉투에 자연스럽게 담아 그대로 사라진 것. 
가격이 얼마 하지도 않는 것을 이유로 경찰에 고소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고 고민하다 ‘어르신, 꽃 돌려주세요’란 A4 용지에 안내문을 게시한 사이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한 6일 낮, 또 다른 어르신이 나머지 한그루마저 태연스럽게 가져가는 것이 CCTV에 그대로 촬영된 ‘웃픈’ 상황이 발생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 같은 행위가 명백한 절도행위라며 주민들의 시민의식을 각별히 당부했다. 지난 5월 관내에서 절도행위자가 고소돼 입건되기도 했다. 
당시 피해자는 “값으로 치면 얼마 되지도 않은 화분이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서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재발방지를 위해 고소했는데 막상 경찰이 잡고 보니 아는 지인이었다”고 어이없어 했던 상황을 말했다.
“아름다운 꽃, 눈으로만 감상하세요. 사람은 없어도 곳곳의 CCTV가 보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