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과 도덕성 바탕으로 정당하게 활용할 줄 알아야
지식과 도덕성 바탕으로 정당하게 활용할 줄 알아야
  • 영광21
  • 승인 2020.10.23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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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마천의 편지 ⑦ - 불법투기와 불로소득에 목을 매는 자들에게

위대한 역사가 사마천의 목소리를 빌어 역사와 고전古典이 오늘날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전하는 코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수구 기득권층이 기득권을 지키려고 총궐기한 상황이다. 
한국 수구 기득권 세력의 문제와 병폐는 역사의 차원에 놓여 있다. 친일, 독재권력이 남긴 부정적 잔재 등 청산하지 못한 과거사가 강하게 발목을 잡은 채 역사의 진전을 방해하고 있다. 이에 우리 사회의 곳곳에서 창궐하고 있는 병폐와 그 당사자들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이들을 향해 역사의 목소리로 경고하고자 한다. 
지금 이 병폐를 해결하지 못하면 미래가 어둡기 때문에 더욱 절박하다. 관련해 좀 더 많은 정보를 원하는 분들은 유튜브 채널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을 시청하시기 바란다. 
/ 편집자 주

 

 

부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본능이라 누구도 말릴 수 없고 또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그 욕망을 억제하고 조절할 수 있는 이성 또한 갖고 있다. 따라서 자신이 노력해서 얻은 부가 아니라면 그에 대해 미안해하고 부끄러워 할 줄 안다. 
사마천은 정당한 부는 얼마든지 누릴 자격이 있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이렇게 본다면 부에 특별한 업이 있는 것도 아닌 즉 재물에 주인이 정해진 것도 아니다. 능력 있는 자에게는 몰리지만 무능한 자에게서는 금세 무너져 버린다. 천금이 나가는 집은 한 나라의 군주와 맞먹고 천만금을 가진 자는 왕과 맞먹는 즐거움을 누린다. 이런 자들이 ‘소봉가(素封家, 무관의 제왕)’가 아니고 무엇인가?”
요컨대 누구든 자신의 능력을 한껏 발휘해서 왕처럼 살라는 말이다. 

사마천이 말하는 능력이란 거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노력’에 따른 능력이다. 부자는 어떤 부가가 됐건 자기만의 남다른 방법으로 치부한다. 하지만 진정한 부자는 “모두가 한결같이 성실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 불로소득이나 일확천금이나 불법투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춘추시대 월나라의 정치가이자 군사가였던 범려는 라이벌 오나라를 멸망시킨 다음 인생 최고 절정기에서 모든 것을 버리고 월나라를 떠났다. 그리고는 상업에 뛰어들어 세번이나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돈을 벌었다. 
범려는 이 돈을 모두 주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자신의 부를 사회에 환원한 것이다. 여기서 ‘삼취삼산三聚三散’이란 유명한 고사성어가 나왔다. ‘세번 (억만 금을) 모아 세번 다 나누다’는 뜻이다.

공자의 수제자로 거상이었던 자공子貢은 스승을 앞뒤로 모시고 여러 나라를 다니며 제후들에게 스승을 소개했다. 그 결과 공자의 명성은 천하에 알려지게 되었다. 스승이 세상을 떠나자 자공은 6년 상을 지내면서 유가 학파의 기반을 단단히 다졌다. 
자공은 역사상 최초로 기업인의 메세나(Mecenat, 문화예술 등 공공의 이익에 지원하는 기업과 기업인의 활동) 정신을 실천한 인물이었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의 부가 어디로부터 왔으며 그것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를 정확하게 인식했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은 중국 상인들이 꿈에도 그리는 ‘유상儒商’이란 가장 명예로운 호칭을 얻었다. ‘유상’은 지식과 도덕성을 겸비한 상인에게만 부여하는 타이틀이다.

누구든 부를 누리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 부가 어디에서 어떻게 내게 왔는지를 잘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부를 가지고 남을 억누르는 등 행패를 부리지 않게 된다. 또 자신이 누리는 부를 정당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일하지 않고 노력하지 않으면서 요행수와 사행심으로 부를 갈망하는 자들 때문에 선량한 수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현실이다. 
이 땅의 불법과 편법투기로 부를 축적한 졸부들과 불로소득을 갈망하는 사람들에게 공자의 다음 말씀에 귀와 마음을 기울이라고 당부하고 싶다.
“견리사의見利思義.”
“이익을 보면 그것이 의로운(정당한) 것인지 생각하라.”

영광군, 사마천 사기 대가 김영수교수 초청 인문학 강좌 김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