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기

아니 한 계절이라도,
분분한 눈송이들 중에
내 눈썹에 떨어져 눈빛을 시리게 하며 금세 눈물을 돌게 하는
송이 눈 한 송이 녹는 것을 기억하며
이듬해 이맘때까지는 절대 돌아오지 않는
연어라도 되어 떠나자
천 만 송이, 만 만 송이의 눈이 떨어져 바다가 된 북해도를 돌며
찬 물살에 따뜻한 살 덧 키운 몸집으로
내 속 연어의 알들을 다시 돌아와 여기 쏟아낼 때까지는
돌아보지 않고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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