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이 아닌 독을 퍼트리는 종교팔이들에게
복이 아닌 독을 퍼트리는 종교팔이들에게
  • 영광21
  • 승인 2020.12.1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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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의 편지 - 14
순황의 《순자》에는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믿음에 문제가 없는지를 끊임없이
점검하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들이 차고 넘친다.

 

약 2,100년전 한나라에 이소군李少君이란 방사方士가 노쇠老衰를 늦춘다는 각종 요사스러운 방술로 황제의 눈에 들었다. 
소군은 교묘한 술수로 이런 저런 일을 잘 알아 맞춰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사람들은 이소군이 귀신을 부리고 죽지 않을 수 있게 한다는 소문을 듣고는 앞을 다투어 물건을 갖다 바쳤다. 
이 때문에 이소군의 거처에는 늘 금이며 돈이며 비단이며 먹고 입는 것 따위가 남아 돌았다. 이에 사람들은 모두 그가 일을 하지 않고도 물자가 남아돈다고 여겼고 또 그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면서 더 믿고 다투어 그를 섬겼다. 

시간이 흘러 소군이 병으로 죽었다. 황제는 그가 하늘로 올라간 것이지 죽은 것이 아니라고 여겨 사람들을 보내 그와 같은 방사들을 더 찾게 했다. 
이후 괴상하고 황당한 방사들이 서로 소군 등을 따르니 귀신에 따위에 관한 일을 두고 말들이 더 많아졌다. 최고 전성기를 누리던 한나라는 이렇게 타락해갔다. 
그로부터 2,100년이 지난 지금 여기에서 종교와 신을 앞세운 요사스러운 자가 우매한 신도들을 홀리고 있다. 온갖 험담과 악담으로 증오를 부추기는가 하면 심지어 ‘하나님도 까불면 자기한테 죽는다’는 실로 어마무시한 요설妖說까지 서슴지 않는다. 
나아가 자기 종교의 신도만 홀리는 것이 아니라 선량한 타인에게 무시무시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정부와 국민을 편 가르고 국민과 국민을 편 가르며 성금이란 명목으로 금전까지 갈취한다. 2,100년전의 이소년이 울고 갈 지경이다. 그런데도 이 자를 부추기고 추종하는 자들이 넘친다.

복福이 아니라 독毒을 전파하는 이 자와 이런 자들을 부추기고 추종하는 무지몽매한 자들에게 묻는다. 
대체 무엇 때문에 무엇을 위해 그렇게 악다구니를 쓰는가? 어째서 이웃을 사랑하기는커녕 이웃을 해치는가? 같은 종교를 가진 다수(?)에게도 묻는다. 왜 좀비처럼 변한 이 사이비들을 그냥 보고만 있는가? 
소수에 불과하다는 변명은 하지 말라. 같은 신을 믿는다는 다수의 침묵과 묵인이 그들을 괴물로 키우지 않았나. 그런 하나마나 한 변명은 그들처럼 당신들도 병들어 있다는 증거에 지나지 않는다. 
진작 목소리를 내어 꾸짖고 내쳤더라면 이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정화 능력을 잃은 정화조에서는 악취만 날 뿐이다. 자정 능력을 상실한 교단 또한 마찬가지다.

신을 팔고 종교를 팔아 금품과 영혼을 갈취하는 사이비에게 홀려 악을 쓰는 자들에게 대체 믿음이 무엇인가를 되묻고 싶다. 2,300년전의 유가 사상가 순황荀況은 유가사상을 집대성한 자신의 저서 《순자荀子》 <비십이자非十二子> 편에서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신신信信, 신야信也. 의의疑疑, 역신야亦信也.” “믿을 만한 것을 믿는 것이 믿음이다. 의심스러운 것을 의심하는 것도 믿음이다.”
믿을 수 있는 것을 믿고 의심스러운 곳을 의심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공부와 믿음의 기본자세다. 옳고 그른 것을 가려내는 자세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무작정, 무조건 믿는 것은 차라리 안 믿는 것만 못하다. 

그믿음의 대상이 옳지 않거나 사악하다면 더더욱 그렇다. 사이비에 현혹된 자들에게 묻는다. 당신들은 지금 믿을 만한 것을 믿고 있는가? 의심스러운 것을 의심해보지 않는가? 지금이라도 묻고 의심해보라.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를 묻고 나를 여기까지 오게 한 저 종교팔이 악마들을 의심해보라. 혹시 그들에게 성경은 성스러운 말씀이 아니라 독이 아닌지 생각해보라.
순황은 또 “모르면 묻고(부지즉문不知則問), 못하면 배워라(불능즉학不能則學)”고 했다. 
의심하고, 그래도 모르겠거든 물어서 배워라. 의심하지 않고 묻지 않은 채 사악한 자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자 역시 똑 같이 사악한 길로 빠진다. 나만 사악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 가족 내 이웃에까지 해를 끼친다. 
지금 당신들이 그런 짓을 저지르고 있다. 믿음이 아닌 미신으로 타락한 한국 교회의 해체가 필요한 시점이다. 복이 아닌 독을 퍼뜨리고 있는 종교팔이들에게 묻는다.
“너희는 왜, 무엇 때문에 그렇게 악을 쓰는가? 혹시 악마가 아닌가?”

김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