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랐으면…”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랐으면…”
  • 박은정
  • 승인 2005.08.2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옥당골칭찬릴레이/김명규 김승철
“주변에서 보여준 반응이 부끄럽습니다”라며 얼굴에 홍조를 띤 두 남자가 있다.
일상을 탈출한 피서객들의 들뜬 즐거움 뒤엔 어느 해나 어김없이 찾아오는 익사자의 슬픈 소식이 소름 돋게 한다.

지난 여름에도 가마미해수욕장에선 크고 작은 사건들이 발생했고 그 뒤에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 이들이 있다. 그들이 바로 김명규(40) 김승철(36)씨.

영광원자력본부 협력회사인 한일원자력에 근무하는 이들은 가미미해수욕장에서 열린 회사행사에 참석해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해안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익수자가 발견됐고 그들은 아무런 생각 없이 바다로 뛰어 들었다.

이들이 거의 의식이 없는 초등학교 6학년생의 남자 어린이를 구했고 따라 도착한 안전요원에 의해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이렇게 자신들의 위험을 무릅쓰고 학생을 구출한 이들의 소식은 주변에 알려지게 되고 그들은 회사에서 수여하는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들은 “순간 아이를 발견하고 아이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바다에 뛰어들었다”며 “아이가 목숨을 건지기는 했어도 워낙 물을 많이 마시고 의식을 잃은 뒤 구출돼 몸이 온전하지 못하다는 소식이 들려 마음이 아프다”며 자신들의 공보다는 구출된 학생을 더 염려했다.

그들과 동행에 나온 정현성 노동조합위원장은 “어떻게 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부딪히면 쉽게 발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김명규씨와 김승철씨는 회사 내에서도 동료들과 잘 융화하며 매사 솔선수범 하는 모범 사원이다”고 그들을 소개했다.

곡성옥과가 고향인 김명규씨는 12년째 회사에 근무하며 물건관리팀 대리를 맡고 있다. 김승철씨는 입사한지 6년 됐으며 전남 나주가 고향이고 아직 미혼이다.
여름내내 피서객으로 북적이던 바다가 뒤늦게 바다를 찾는 늦장 피서객들이 드문드문 눈에 띄기는 해도이젠 폐장을 하고 다시 한적해 졌다.

이들의 선행은 뜨겁던 여름날의 추억들을 고이 간직한 채 가을을 준비하는 시점에 가슴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구출된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다시 회사로 발길을 돌리는 이들의 뒷모습에서 베어나는 이웃의 따뜻한 정을 우린 잊지 말고 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