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화도 근해어장은 보리새우의 보고"
"향화도 근해어장은 보리새우의 보고"
  • 전용원
  • 승인 2005.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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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 수산인 ①/ 보리새우/정상석 김영수씨 부부<염산 옥실4구>
옛부터 영광군은 칠산바다로부터, 염산면 향화도는 근해어장인 팔랑개비로부터 은혜를 입어왔다. 서해 짠내음의 축복를 받으며 출생해 지천명의 나이에 해풍처럼 거친 삶 속에서 희망을 가꾸는 정상석(52) 김영수(46) 부부.

오늘도 부부는 동트기 전부터 일과가 시작된다.
완도가 고향인 정상석씨와 함평이 고향인 김영수씨는 남편이 완도에서 미역을 양식할 때 만났다.

"미역양식 하나는 자신있었다"며 미역양식을 했을 때를 못내 아쉬워한다. 지금의 어장을 하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서해바다의 변화때문. 부부가 향화도에 터전을 마련한 연유도 미역양식의 바다조건이 완도보다 우수해 이주한 것이다.

90년 초반까지도 수입이 좋아 운영하던 미역양식은 갑작스런 바닷물의 기온상승으로 밀식돼 포기했다. “당시 피해를 입은 사람이 많았다. 90년대를 기점으로 지역사람들도 미역양식은 포기해야만 했다. 지금은 미역양식이 많이 없어졌다. 수입도 예전과는 비교하지 못하다”며 못내 아쉬워했다.

“이렇듯 바다는 농토이상으로 기후에 매우 민감하며 뜻밖의 생태계변화로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며 “다행스럽게도 서해는 물살이 빠르고 조수간만의 차가 심해 적조 등의 피해가 없다”고 올해 시작한 새우어장에 희망을 품는다.

새벽에 거둬드린 그물에 탱탱한‘보리새우(오도리)’가 튀어 오른다. “봄에는 칠산바다에서 어장을 해 쭈꾸미 병어 덕자 꽃게 등을 잡다가 8월 중순부터 보리새우, 겨울엔 김장새우를 낚는다”고 설명한다. 보리새우는 등에 갈색 띠가 있는 고급어종으로 맛과 단백질이 풍부해 인기품목이다.

“비교적 긴 시간에 어시장이 형성되는 인근의 설도와는 달리 향화도 선착장엔 짧은 시간에 파장해 미처분 어종은 읍내 터미널에서 좌판을 벌여 처분한다”며 어시장의 짧은 거래시간을 아쉬워한다.

향화도 인근 바다인 팔랑개비엔 대하 서식지로 유명해 주민들의 주수입원이며 선착장엔 매일 아침 9시경이면 100여명의 인파로 어시장이 형성된다.

노령화와 인력난은 이곳 향하도에도 어김없어 과거 두 개의 통발을 운영했으나 인력난으로 한 대는 포기했다는 부부는 “실질적으로 살기 좋아야 농어촌의 해결점이 있지 않겠느냐”며 “영광은 바다와 인접한 만큼 수자원의 활용과 보호에 군이 적극 힘써야 한다”고 당부한다.

100여명의 인파 사이로 삼배호의 선주 정상석·김영수 부부는 새벽에 끌어온 보리새우를 서둘러 선착장에 하적한 후 또 한번의 어획을 위해 팔랑개비 바다로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