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혐오하기에 앞서 제대로 아는 것이 우선이다”
“중국을 혐오하기에 앞서 제대로 아는 것이 우선이다”
  • 영광21
  • 승인 2021.06.2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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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사)한국사마천학회 김영수 이사장 ①

 

코로나 상황에서 예전과 달리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또 최근에 <리더의 망치>라는 새 책을 내셨는데요?
코로나는 이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 같습니다. 일상으로 돌아갈 날이 머지않아 보입니다만 2년 가까이 우리 생활 전반에 엄청난 변화가 생겨 과연 예전과 같은 일상으로 완전히 복귀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듭니다. 
저 역시 다른 사람들처럼 어려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1년에 몇 차례씩 가던 중국 탐방도 2년 동안 완전히 중단되고 해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대신 차분히 다시 공부했던 것들을 복기하고 또 이런저런 기획안도 마련하면서 글을 많이 썼습니다. 코로나가 완전 종식되고 나면 이 콘텐츠를 가지고 활동을 재개해야 하니까요.

영광에 정착하신 지 20년이 넘은 걸로 알고 있는데 지방에서 방송출연, 언론 인터뷰, 대기업을 비롯한 각종 기관 강의, 책 출간 등과 같은 다양한 활동을 하는데 불편함은 없으신지요?
다들 제가 서울이나 서울 근처 경기도에 살고 있는 줄 알더라구요. 영광에서 왔다고 하면 깜짝 놀라죠. 그 놀라움에는 불편할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죠. 하지만 저는 거의 불편함을 못 느낍니다. 
특히 직접 운전을 하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때문에 이동시간에 생각을 정리하고 책을 보는 것이 아주 좋습니다. 일을 마치고 나면 친구나 아는 분들과 함께 하는 시간도 좋구요. 영광군에서 저를 홍보대사로 이용하면 좋을텐데 실 없이 이런 생각도 해보았습니다(웃음). 중국을 오갈 때의 조금 불편한 것 말고는 없습니다.

중국 이야기가 나왔으니 그 이야기를 좀 해보죠. 최근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혐중’, 즉 중국을 혐오하는 젊은 층의 상황이 꽤 심각하더군요. 중국 전문가로서 이 문제를 김 이사장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비단 젊은층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노년층, 특히 이른바 태극기부대로 상징되는 일부의 무조건, 무작정 ‘혐중’을 부추기기도 해 작지 않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사드 배치와 중국의 보복, 중국과 미국의 본격적인 경쟁에 따른 우리 내부의 정치적 견해 차이 등등이 겹쳐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닐까 합니다. 
무엇보다 이런 왜곡된 경향을 바로 보지도, 바로 잡으려고도 하지 않은 채 오히려 ‘혐중’을 부추기는 무책임한 언론의 책임도 큽니다. ‘혐중’ 이전에 ‘중국 알기’, 즉 ‘지중知中’이 안되어 있는 상태에서 ‘김치 논쟁’과 같은 민족 감정을 부추기는 일부 현상을 부풀려 보도하고 자극하는 행태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뾰족한 처방은 없습니다. 중국을 제대로 알고 이해하고 있는 지식인들과 한중관계가 우리의 미래에 어떠 의미를 가지는가를 계속 알리고 설득하는 정부의 노력과 정책이 지속되어야만 어느 시점에 가서는 이런 감정들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북관계도 중요한 연결고리가 되겠다는 생각과 함께 필요한 부분이 있을것 같은데요?
물론입니다. 어쩌면 남북관계의 활성화가 한중관계를 근본적으로 질적으로 전환시키는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또 한가지는 인천부터 우리 전남 해안까지, 전남 해안에서 남해안까지를 잇는 해양 벨트가 한중관계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합니다. 실제로 이 해안선에 위치한 시군들이 중국과 가장 가깝지 않습니까? 중국 동남해안에 위치한 도시들이 중국에서는 소득이 가장 높은 중상층들이 모여 사는 곳들입니다. 
인구만 해도 수억에 이릅니다. 이들을 오게 할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요소들이 전남에 가장 집중되어 있습니다. 섬, 고급 먹거리, 오염되지 않은 친환경 농수산물, 역사문화 유적 등등 모든 것이 중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요소들입니다. 하루 빨리 코로나로 인한 제약들이 풀려 적극적으로 한중교류를 위한 기획에 나설 수 있길 기대합니다. 
오래 전부터 무안공항 활성화 방안에 관심을 가지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좀 더 구체화할 수 있는 계기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보다 활발한 한중교류에 가장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우리 전남입니다. 이 부분을 장기적으로 기획하고 실천한다면 아마 전남이 전국에서 가장 잘 사는 고장이 될 수도 있다고 확신합니다.

 

중국 현지에서 삼국지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고 있는 김영수 이사장의 모습

 

전남, 광주광역시, 영광군이 모두 주목해야 할 이야기인 것 같은데요?
지역언론, 특히 전남·광주 소재의 언론사에서도 특별취재나 기획 같은 것을 마련해서 미래지향적인 좋은 제안을 내놓았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말씀이십니다. 기자가 알기로는 주전공이신 사마천과 <사기>에 대한 연구와 중국 현지와의 활발한 교류를 인정받아 명예시민이 되었다고 하던데 어떤 사연이 있습니까?
명예시민이 아니라 명예촌민입니다. 사마천이 태어난 고향이 중국 섬서성 한성시 서촌이란 곳입니다. 그곳 서촌의 명예촌민입니다. 그래서 매년 사마천 제사 때 초청을 받아 참석합니다. 가면 모두들 정말 기쁘고 반갑게 맞아 주십니다. 지난 2년 참석을 못해 아쉽습니다. 내년에는 갈 수 있겠죠.

최근에 <리더의 망치>라는 독특한 제목의 새 책을 내셨는데 이 이야기는 별도로 나눴으면 합니다. 일단 여기까지 하고 더 보탤 말씀이 있으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영광을 포함한 전남은 향후 한중관계에 아주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과 환경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대비해서 한중관계를 형식적 단계에서 벗어나 질적 단계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예를 들어 중국 내륙에 사는 10억 가까운 중국인들은 바다에 대한 동경이 대단합니다. 이들 중 상당수가 평생 바다 구경을 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당연히 바다에서 나는 수산물들을 접할 기회도 적죠. 이런 특징들을 찾아 맞춤형 교류를 하면 서로에게 득이 되는 윈-윈이 가능해집니다. 
영광군도 실질적인 교류를 할 수 있는 영광과 어울리는 중국의 성시를 찾아 교류하면 미래에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이를 위해 제가 적극 도울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