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에게 박수를 치기위한 관악부
스스로에게 박수를 치기위한 관악부
  • 영광21
  • 승인 2005.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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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최고! - 영광실고 관악부
지난 한국 영화에 ‘꽃피는 봄이 오면’이라는 강원도 한 중학교의 낡은 악기들과 순박한 학생들로 잔잔한 감동을 준 영화가 있었다.

영화속 이야기가 현실로 옮겨진 듯한, 영화이상으로 잔잔한 감동을 주는 곳이 있다. 영광실업고등학교(교장 홍명호)의 관악부(부장 천익상)가 바로 그곳.

“60여년의 전통을 가진 관악부입니다. 오랜 시간만큼 애정이 많은 관악부인데 지금은 인원이 많이 줄어서 아쉽습니다”라며 남다른 애착을 말하며 “영광군의 자랑인 만큼 많이들 도와주세요”며 자신보다 관악부를 대변하는 천익상 학생은 19명을 이끌어가는 관악부 부장이다.

“음악을 좋아해야 일단 관악부 생활을 할 수 있어요. 생각보다 힘든 곳입니다”라며 어른스런 이야기를 꺼내는 이진하 학생의 말과 “취업과 밀접한 학교의 특성상 학업을 등한시 할 수 없어서 남들보다 두배로 고단합니다.

그러나 두배로 값진 보람도 느낍니다”라는 김형준 학생의 말에서 관악부에 대한 고민과 애증이 얼마나 한지 가늠할 수 있다.

군내의 행사 때면 자주 초청을 받는다는 영광실고 관악부는 “청중앞에서 박수를 받으면 그동안의 고생이 잊혀진다”며 “간혹 음악에 심취해 합주인데 불구하고 심취해서 혼자 막 연주하다가는 결국 다른 부분을 연주하는 불순한(?)친구들이 있다”는 정영원 학생의 말에 함박웃음을 짓는 학생들만의 순수하고 건강한 우정이 돋보인다.

“재정적으로 많이 힘들어 음악선생님이 사비를 털어 많이 도와주고 있어요. 너무 고마워요”라는 학생들의 말처럼 관악부는 이곳 음악선생의 관심이 지대하다. “학생들의 열의에 비해 뒷받침을 못해줘 항상 미안한 마음이다”며

“관악부 생활을 거름 삼아 어떠한 일을 하더라도 쉽게 포기하지 말고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어른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하는 임선옥 지도교사는 학생들의 간식을 직접 챙겨주는 마음 따뜻한 교사였다.

낡은 악기들과 커튼 사이로 스며든 샐빛아래 빛 바랜 강당에서 펼쳐지는 영광실고 관악부 학생들의 합주는 멋진 박수를 바라지 않고 스스로에게 박수를 치기 위한 올바른 삶에 대한 고민과 열정을 담은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