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이 잦은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지낼까? 
작은 성에 살고 있는 공주는 어느 밤, 사나운 용과 무서운 호랑이가 으르렁대는 무시무시한 소리에 잠이 깬다. 이튿날 아침, 성 안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하고 아무도 밤의 일을 말하지 않는다. 공주도 모르는 척 아침을 다 먹고 모르는 척 블록을 쌓아 자신만의 탑에 갇힌다. 
작은 공주 곁으로 작은 새, 생쥐, 꼬마용, 왕자가 찾아와 부모님의 싸움에 무섭고 화도 나지만 자신들 때문에 헤어질까 모르는 척 하느라 힘든 마음을 드러낸다. 친구들과 똑같았던 공주도 참았던 울음을 터뜨린다. 
아이들의 어두운 감정이 글과 그림에 덤덤히 담겨있다. 
부부 갈등으로 인해 아이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부모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아이 역시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자신의 감정을 잘 들여다보고 적절히 표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솔직한 마음을 이해하고 알아가는 과정에서 가족의 신뢰와 사랑뿐 아니라 자신을 더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기 때문이다.

지선아<동화 구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