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의 아픔과 고통 모른 척 할 순 없죠”
“이웃의 아픔과 고통 모른 척 할 순 없죠”
  • 박은정
  • 승인 2005.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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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당골칭찬릴레이/옥실4리 주민들/염산면
염산면 소재지에서 향화도를 향해 가다 만난 염산면 옥실4리 대무마을(이장 임윤기). 그곳의 주민들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발벗고 나서 주위에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닌 지난 7월 초 갑작스런 백혈병으로 쓰러져 병원생활을 시작한 이웃을 위해 이장을 포함한 주민 20여명이 고추 수확과 논농사를 거들게 된 것.

“사람은 몸이 많이 아픈 상태이고 지어오던 작물을 거둘 사람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데 당연히 도와야죠”라는 한 주민의 말에 “그럼 당연하고 말고 만약 그대로 놔 둔다면 병원에서라도 어디 편하게 누워 있겠는감”이라고 주민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대무마을 주민들은 큰 병을 얻어 입원한 이웃을 위해 3번에 걸쳐 고추를 수확했고 논에 농약을 해 주는 등 아내의 병원 입원으로 홀로 남겨진 이웃의 일손을 각자 자기 일을 미루고 앞장서 도와 그 모습이 아름답게 비춰지고 있다.

임윤기 이장은 “이웃의 안타까운 사연을 주민들에게 전하며 도움을 요청하자마자 모두가 망설임 없이 동참해 어려움 없이 일을 추진할 수 있었다”며 “43가구가 모여 사는 우리 마을은 비교적 다른 마을에 비해 나이가 젊은 편이고 평소에도 화합이 잘 되고 있으며 이번 일에 적극 협조한 박숙희 부녀회장을 비롯한 부녀회원들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취재를 나온다는 말을 듣고 하나 둘 모인 주민들은 “임 이장은 올해 처음으로 마을일을 맡아 하고 있지만 마을 주민을 위해 최선을 대해 노력하며 솔선수범해 주민들 모두가 잘 따르고 있다”며 “이번 도움을 주게 된 0씨도 평소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살고 이웃과도 허물없이 잘 지내 왔기 때문에 모두가 한마음으로 도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요즘은 이웃은 고사하고 부모 자식간에도 도의를 벗어난 패륜적인 행동으로 세상을 깜짝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이렇게 건조하고 척박한 세상속에서 대무마을 주민들이 보여준 따뜻한 정은 미풍양속을 지켜오던 우리나라에서는 당연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더 크고 감사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거의 수확이 마무리 단계이기는 해도 더 도울 일이 있으며 우리 다시 한번 뭉칩시다”라며 환하게 웃는 그들의 모습은 순박한 고향의 정으로 훈훈하게 가슴에 새겨졌다.
추석에 고향을 찾아올 자식들이나 친지들에게 나눌 고춧가루며 깨, 참기름 등을 준비하느라 이곳 주민들은 또 바쁘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추석명절. 대무마을 주민 모두 하늘에 뜬 둥그런 보름달 같이 풍성하고 기쁨이 넘치는 한가위를 맞이하길 바라며 그들의 건강 또한 함께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