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는 수산인3 -숭어낚시- 이판복 김명순씨 부부<홍농읍 계마리>

수평선으로 짧은 햇살이 드려지기 전에 일어서는 이판복(51) 김명순(47) 부부는 20여년 동안 꾸준히 계마리항에서 아침 6시면 출항을 서둘은다. 바닷사람 이판복씨는 80년대 중반 어민후계자로 선정되면서 선박을 구입해 본격적인 어업에 뛰어 들었다.
봄부터 여름까지 농어를 주로 낚으며 추석이후 가을이면 숭어, 전어를 어획한다는 그는 비교적 따뜻한 수온에 적응하는 숭어는 예전보다 많은 양을 건지고 있다고 했으며 수온의 변화로 인해 서해안의 생태계변화가 불안해 짐을 전했다.
이 씨는 "해파리로 요즘 떠들썩하지만 불가사리 피해도 심각하다. 과거 20마일 해상에서 볼 수 있었던 불가사리들이 근해에서도 자주 접하게 되는데 어민들에게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며 "또한 갑오징어 학꽁치 등 많은 어종들이 거의 사라졌고 보지도 못한 열대어가 간혹 잡힐 만큼 바다사정이 변했다"고 애로사항을 말했다.
그는 또 "깊은 바다까지 진입이 불가능한 주변의 영세어업인들은 어획량도 크게 감소해 계마리항에 정박된 선박중의 10척 정도는 이익타산이 맞지 않아 이미 어업을 포기하고 있는 사정이다"며 기후 변화와 이에 따른 값비싼 어종들의 어획량 감소로 인한 변화에 대한 걱정을 덧붙였다.
바다를 걱정하는 이 씨의 뒤로 부인인 김명순씨는 오히려 남편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거친 바다생활로 인한 남편의 통풍과 무릅관절의 건강악화로 인해 서울 등지에서 최근 7번의 수술을 할 정도로 고초를 겪었기 때문이다.
부인 김 씨는 최근 계마리에서 횟집을 운영하고 있다. <광복호2>호가 접안하자 숭어를 활어센터로 옮기는 부인은 "남편은 고생할까봐 배 근처에 얼씬하지 못하게 한다"며 남편의 사랑을 슬며시 자랑했다.
이런 부인에게 이 씨는 "어부인 남편과 함께 고초를 겪게 해 항상 미안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이처럼 서로를 배려하는 이들 부부는 금술 좋기로 계마리에서는 유명세를 타고 있었다. 또한 지역 이장단들이 상패를 주려고 했을 정도로 효심 지극한 부부이기도 하다.
이런 부부를 "아버님을 91세까지 모셨고 지금은 88세인 노모를 모시며 아무리 바빠도 점심시간이면 어머니에게 달려가 식사를 준비해주고 있다"며 "마을에서 효부상을 주려 했지만 본인들이 극구 거절했다"며 마을의 한 주민은 귀뜸했다.
이 씨가 입항하는 시간은 서해 만조의 시간대인 00 2시에서 3시 전후다. 운이 좋으면 출항한지 2시간만에 100여 마리도 잡는다는 부부는 태풍 셀마로 인해 배가 반파돼 한때 힘든 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때의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으나 지금은 아들 둘을 키우면서 기쁘게 살고 있다"며 "해룡고를 다닌 아들놈이 장학금을 받았을 때가 제일 기뻤다"는 부부의 말에서 고난극복의 여부는 노력과 성실이 크게 좌우된다는 작은 진실을 되새기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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