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색 철가방에 미래의 꿈과 희망을 싣고….”
“은색 철가방에 미래의 꿈과 희망을 싣고….”
  • 박은정
  • 승인 2005.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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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을 일구는 여성 / 임은영 중화요리 천안문
가정에서나 직장에서 식사시간이 다가와 출출해 지면 “우리 자장면 한 그릇 할까”라고들 한다. 자장면이 우리나라 전통음식은 아니지만 언제부터인가 라면 다음으로 가장 손쉽게 찾는 음식으로 우리 생활과 가장 가까이 자리하고 있다.

이렇게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찾는 중화요리 음식점을 남편과 운영하고 있는 임은영(36)씨. 밀린 주문을 처리하느라 그의 손길이 오늘도 바쁘게 움직인다.

하얀 미소가 매력인 임 씨는 군남이 고향인 군남댁. 1남6녀 중 셋째딸인 그는 광주에서 중화요리 주방장을 지내던 남편을 만나 결혼해 슬하에 2남1녀를 두고 있으며 영광에서 13년째 중화요리 음식점을 경영하고 있다.

“남편의 강한 첫인상에 매력을 느껴 제가 따라다녔어요”라고 수줍은 고백을 하는 임 씨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던 신혼초에는 남편을 도와 주방에서 설거지부터 시작했지만 얼마후부터는 주문이 한꺼번에 밀려와 미처 배달을 못하면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을 나가기가 일쑤였다”며 “이젠 설거지와 배달은 기본이고 남편 등 너머로 배운 요리솜씨까지 직접 선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임 씨는 그 중에서도 탕수육을 제일 잘 만든다고 했다. 이렇게 남편을 사랑하고 그를 만나며 시작된 그의 제2의 삶은 중화요리를 만들고 만든 음식을 철가방에 싣고 달리며 이웃에게 맛있는 정을 전달하고 있는 것.

임 씨는 “비가 오거나 바람이 심하게 부는 겨울에 배달을 나가노라면 힘들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지만 요리를 기다리는 손님을 생각하며 어려움을 이겨냈다”며 “요즘은 영광읍뿐만이 아니라 농사철이면 묘량 군남 등 인근지역에서도 점심이나 참으로 배달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요리의 맛도 맛이지만 무엇보다 음식을 푸짐하게 내오는 넉넉한 인심과 안주인의 밝은 모습이 이 집의 매력이다”며 가게의 특징을 소개하는 단골손님의 말처럼 임 씨는 마음과 정성을 담아 요리를 하고 그 따끈따끈한 인정을 배달하며 주민들과 함께 하고 있다.

그리 여유롭지도 편하지도 않은 상황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임 씨는 처한 현실과 주어진 상황들을 긍정적으로 받아드리며 일상을 성실하게 채워가고 있었으며 그 모습은 주변에 곱게 비춰지고 있었다.

“아줌마 짬뽕하나 주세요”라는 손님의 주문에 다시 주방으로 향하는 임 씨. 그는 은색 철가방에 미래의 꿈과 희망을 싣고 행진하는 남편의 씩씩한 내조자로서 그 몫을 톡톡히 담당하며 아기자기하게 인생을 꾸려갈 것을 곱게 약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