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모시고 효도하면서 흙에 살리라”
“어머님 모시고 효도하면서 흙에 살리라”
  • 박은정
  • 승인 2005.09.2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옥당골칭찬릴레이/양우현/법성면
밤하늘에 뜬 보름달만큼이나 풍성한 추석을 맞아 오랜만에 고향을 찾아온 가족 또는 친지들이 모두 떠나고 다시 조용해진 법성면 용덕리 용현마을.

들판에 누렇게 익은 벼가 겸손한 고개를 숙이듯 그곳에서 고향을 조용히 지켜가고 있는 양우현(65)씨. 그는 농촌의 갖가지 저런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해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15년간 타향살이를 하다 다시 귀농해 고향살이의 매력에 푹 빠져 살고 있다.

“시골에 살며 나름대로 새로운 작목을 개발하고 재배기술을 익히며 선진영농을 실천하려 노력했지만 오랜 농사로 인한 농약중독으로 몸이 쇠약해져 도시로 떠났었다”고 서울에서 생활하게 된 이유를 밝힌

양 씨는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지냈지만 고향과 흙을 향한 그리움은 사라지지를 않았고 특히 아흔을 바라보는 어머니와 아내의 진한 향수병은 다시 귀농을 결심하게 했다”며 “떠났던 고향을 다시 찾아와 정착하기가 멋쩍었지만 변함없는 어머니품처럼 다정하게 반기는 이웃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안정적인 정착을 도왔다”고 말했다.

2남2녀를 두고 있는 양 씨는 30대 중반에 홀로된 어머니를 아내와 함께 지극정성으로 모셔 주위에 귀감이 되고 있다. 오래전부터 친환경농법과 과학영농을 실천해 마을을 선도해 나갔던 그는 현재 논농사 2,000여평과 밭 400여평에 복분자를 재배하며 고향사랑을 앞장서 실천하고 있다.

양 씨는 “고향을 떠나 생활할 때도 매년 자연농법교육에 참가했고 작물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해나갔었다”며 “몸은 고향을 떠나 도시에 머물렀지만 고향의 삶을 한번도 잊은적도, 거부한적도 없었다”고 고백했다.

용현마을은 30호가 의지하며 살고 있다. 이곳에서 그들과 소박한 내일을 일구며 보람을 영위해 가고 있는 양 씨. 그는 이렇게 다시 찾은 고향에서 자연의 진솔한 모습을 섬기며 미처 내리지 못했던 뿌리를 다시 깊이 내리며 안락한 터전을 만들고 있다.

이런 그의 모습은 고향을 지키는 사람들에게는 잔잔한 감동을, 고향을 떠난 이들에게는 용기를 전해주며 본보기가 되고 있었다.
귀소본능 그것은 어느 누구에게나 당연히 찾아오는 고질병(?)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