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간 애정속에 운영 동네사랑방 역할 톡톡
회원간 애정속에 운영 동네사랑방 역할 톡톡
  • 영광21
  • 승인 2005.10.1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로당 탐방 ⑤ 부춘경로당<불갑>
삼각산 자락 대숲에 푸근히 안겨 문필봉을 바라보고 있는 불갑면 부춘리에 위치한 부춘경로당(회장 구동순 사진)을 찾았다.

50여 가구의 마을주민과 이웃 마산마을의 10여 가구가 함께 사용하고 있는 부춘경로당의 회원은 60여명. 마을주민 모두가 경로당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경로당이 쾌적함을 유지하는데는 구성원 모두의 경로당을 아끼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하루 농사일을 마친 뒤에는 반드시 씻고 들어옴은 물론 경로당 내에서의 금연은 이미 회원 모두에 내면화돼 있다.
주민 모두가 고령인데다 관절이 부실한 혼자 지내는 여자 어르신이 많은 편이어서 지출의 대부분을 난방비로 사용하고 있다.

찬바람이 부는 요즘부터 농사일이 시작되는 내년 봄까지 점심, 저녁 식사 등 경로당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회원들이 많아 난방비 지출이 많을 수밖에 없다. 1년 예산이 난방비의 절반도 못 미칠 정도이지만 경로당 계시는 동안 각 가정의 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어 경제적이라고.

넉넉하지 못한 시골 살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1년에 두세차례 갖고 있는 야유회 경비를 제외하고는 정기적인 회비 거출은 없다. 그럼에도 먹거리는 항상 풍성하다는데 주민들이 서로 쌀자루와 부식거리를 들여 놓기 때문이다.

장날이나 특별히 볼 일이 있어 읍내에 다녀오는 길엔 생선이나 간식거리를 사와 함께 나누고 있다. 외지에 나가 있는 자녀들이 보태는 후원금으로 공과금 등의 경비는 충당하고 있다.

특용작물로 단감을 재배하는 농가도 있지만 주로 벼농사와 고추, 양파재배가 주 소득원인 회원들은 대부분 자급자족의 기대치를 갖고 있다. 몇년전 경기도에서 귀농했다는 나복순(58)씨는 "자녀들이 모두 자라 출가하고 남편과 함께 벼농사를 짓고 있는데 부지런히 일하면 먹고 사는 것은 거뜬하다"며 “이웃 주민들의 인심도 좋아 생활에 불편한 점이 없다”마을의 넉넉한 정을 소개했다.

대부분의 주민이 고된 농사일과 노령으로 관절염 등 한 두가지의 병은 모두 앓고 있어 간단히 건강을 체크할 수 있는 꾸준한 의료지원이 아쉽다고 한다.

“빠듯한 살림을 꾸려 가면서도 따뜻한 방에서 함께 음식을 나눌 수 있는 것은 회원들의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 때문이다”는 구동순(75) 회장은 예년에 비해 많이 오른 기름 값을 걱정한다. 추운 겨울, 조용한 산마을에 보일러 가동되는 소리가 태평가처럼 우렁차게 들녘을 달굴 수 있게 농한기 꼼꼼한 어르신들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부업거리는 어디 없을까?
이순이 객원기자 si2532@hanmail.net
협찬 영광종합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