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을 일구는 여성 / 임은순 / 낙월면 안마도
낙월면 안마도 영외리에서 조그마한 민박집을 운영하는 임은순(42)씨. 얼핏보기에 연약하고 가녀려 보이는 그지만 보기보다는 주어진 삶을 당차게 챙겨나가는 똑순이 아줌마로 주위에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올 1월부터 마을 이장을 맡고 있다.
충남 강경이 고향인 임 씨는 “지금으로부터 20여년전 직장생활을 하던 중 우연히 남편을 펜팔로 알게 됐고 남편을 만나러 섬으로 들어왔다 폭풍우를 만나 섬에 머무른 것이 남편과 인연을 맺게된 계기가 돼 버렸다”며 처음 남편을 만나게 된 사연을 밝힌 그는 “4남2녀중 막내인 남편은 부모님과 어업을 하고 있었고 결혼해 부모를 모시며 섬 생활을 시작, 큰 어려움 없이 적응해 나갔다”며 지나온 시절을 돌이켰다.
이렇게 무작정 뛰어들어 섬 생활을 하던 그는 어장과 배 사업을 하던 남편의 사업이 기울며 생활이 어려워지자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인부들이나 관광객들을 상대로 식당과 민박을 겸한 가게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남편 또한 섬 안에 있는 내연발전소에 취직해 직장생활을 하며 조금씩 살림을 일으켜 세워나갔다. 현재 대학교 2학년, 고 3, 고 1, 중 1인 임 씨의 1남3녀의 자녀 또한 주위에 모범이 되며 모두 바르게 자라고 있다.
오랜 세월 그를 바라본 주민들은 “이장은 젊지만 마을 어른들을 잘 공경하고 주민화합에 앞장서며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책임감이 투철한 사람이다”며 “육지에서 시집와 여태껏 살면서도 큰 불평없이 열심히 사는 모습은 섬사람들에게 또 다른 교훈을 남기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 씨는 올 2월 크나큰 아픔을 치렀다. 그것은 섬을 만나고 섬 아줌마가 되기까지 가장 큰 버팀목이었던 남편이 지병인 간경화로 세상을 먼저 떠난 것. “남편을 먼저 보내고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말로 모두 표현할 수는 없지만 남겨진 아이들과 책임져야 할 삶이 슬퍼할 시간도 외로워할 틈도 전혀 허락하지를 않네요”라며 애써 씩씩해 보이려는 임 씨의 모습에서 안타까움이 전해졌다.
“섬에서 조금만 부지런하면 아이들 뒷바라지하고 생활하는데는 큰 걱정이 없고 남편없이 육지에 사느니 일가 친척들의 도움을 받고 의지할 수 있는 이곳에 그냥 머물기로 했다”라며 섬사람으로 남을 것을 밝힌 임 씨는 주민은 물론이고 섬을 찾아오는 모든 이들과 따뜻한 정을 나누며 남편의 고향인 이곳 안마도를 먼저 간 남편의 몫까지 품에 안으며 사랑할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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