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은 불타는 농심을 아는가, 모르는가?

지금은 원칙을 따질 때가 아니다. 영광군은 보리잔량을 면적 초과분까지 전량 수매해야 한다. 쌀 소득 자체 직불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
DDA 협상과 관련하여 정부에서는 10년후의 쌀값이 12만~13만원선이 될 것으로 예측하였다. 그러나 올해 당장 쌀값이 11만원 선으로 폭락하여 지금 농민들의 가슴은 불이 타고 있다.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 정부정책으로 인해 농민들은 비애보다는 차라리 모든 것을 포기하는 정신적 공황에 빠져 있는 것이다. 수천석의 나락 적재시위는 정부에 대한 강력한 항의보다는 우리 농민들의 마지막 몸부림처럼 보인다.
정부는 이들의 몸부림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 올해 쌀 생산량이 4~5% 감소되었다고 좋아하는 정부 당국자들의 머리 속에서 과연 농민들의 가슴에 다가가는 어떤 대책이 나올 수 있을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RPC의 시장가격에 의한 수매지침에 의하여 나락 1섬에 처음 12만4천원선에서, 다음날은 12만원, 그 다음날은 11만8천원으로 산물벼를 수매하는 모습을 보고 농민들의 투매심리를 부추겨 쌀값이 폭락하는 것을 즐기고 있지는 않은지 묻고 싶다. 정부수매가가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른, 말도 안 되는 원칙 속에서 우리의 농업이 그리고 농촌이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군의 농정은 어떠한가? 농촌의 어려운 현실을 외면하고 원칙을 지킨다는 탁상행정의 명분속에 보리 계약면적 초과분에 대해서는 수매를 하지 않고 있어 5,400만원의 도비를 반납하려 한다는 오해를 받고 있는 것이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라면 계약면적을 초과하여 재배한 보리의 수매는 거부하는 것이 백번 옳다. 그러나 지금이 어떤 때인가. 사상 유례없는 쌀값의 폭락속에 공황상태에 빠져 있는 전시상황임을 모른단 말인가?
도지사가 농민단체와 국회의원 그리고 도의회의 건의를 받아들여 당초 계약재배 물량 외로 잔량 추가수매 결정을 한 것 자체가 원칙보다는 농촌의 어려운 현실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 앞섰기 때문일 것이다.
농외소득이 없는 이곳에서 일부 농가의 초과계약 재배가 무슨 죽을 죄라도 지었는가. 참새가 살기 위해 독수리에게 거짓말을 한 것도 벌을 받아야 하는가? 이 보다도 더 비도덕적이고 부도덕한 일부 기업체에는 수백, 수천억원의 국민들의 혈세도 지원하면서 살기 위해 계약재배를 위반했다고 법대로 하라는가?
그리고 일부 정치인들에게 자성을 요구한다. 농촌이 어렵고 힘들 때 농민들에게 가슴으로 다가가지 않고 정치적으로 다가가서 무책임한 언행과 사탕발림으로 정치적 이득을 취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 행위 역시 선량한 농민들을 우롱하고 무시하는 처사로써 잘못되면 농민들을 두번 죽이는 행위로써 책임있는 지도자가 해야 할 언행이 아니다.
우리 모두 좀 더 진솔하게 다가가서 단 1분이라도 농민들의 고통을 같이 나누면서 어려운 농촌을 빨리 극복하는데 고뇌에 찬 지혜들을 모아야겠다.
정기호 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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