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을 일구는 여성 / 시미즈 나오에 / 영광읍

잔잔한 미소를 머금은 얼굴이 얼핏보기에는 한국인의 모습과 특별히 다를 것이 없다. 이렇게 한국인인지 외국인인지 구분이 잘 안 되는 그는 일본 오사카에서 2시간 30분 거리에 위치한 후끄이형이 고향인 일본사람이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 형제들에게 특별한 이유 없이 국제결혼를 한다고 말했었다”는 시미즈 나오에씨는 “1988년 종교를 통해 남편을 만나 결혼해 일본에서 생활하다 1997년에 한국 영광으로 오게 됐다”고 한국과 인연을 맺게된 사연을 밝혔다.
나오에씨 남편의 고향은 백수 논산리이고 그의 남편은 현재 중국에서 5년째 미꾸라지 양식업을 하고 있다. 친정은 일본, 시댁은 한국인 그는 남편도 없는 남편의 고향을 지키고 딸 셋과 아들 하나를 키우며 영광 토박이보다 더 바쁘게 영광에서 활동하고 있어 주위의 눈길을 끌고 있다.
나오에씨는 영광문화원과 군청에서 실시하는 일본어 강좌 강사로 활동했고 영광에서 실시하는 미술 서예 등 여러 강좌에 참가해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또 얼마전에 열린 남도음식문화축제에 영광대표로 <꽃게찜>이란 음식을 출품해 주변의 인기를 모으기고 했다.
나오에씨는 “한국사람들의 급한 성격 때문에 처음에는 적응하기가 힘들었지만 그래도 한국은 살기 좋고 아름다운 곳이다”며 “부모형제가 일본에 살고 있지만 일본으로 갈 생각은 전혀 없고 혼자 생활하는 남편과 아빠와 떨어져 생활하는 아이들을 위해 중국으로의 이전은 약간 고민 중에 있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살짝 내비쳤다.
오래전부터 이어져오는 양국간의 대립과 아직까지 분명해지지 않고 있는 독도 영토권 주장에 대한 생각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 “차라리 독도가 없었으면 좋겠어요”라고.
그 이유는 차라리 독도라는 섬이 없으면 다투지도 않고 그 또한 여기도 저기도 편들 수 없는 난처한 입장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오래 전부터 한국과의 인연이 정해져 있었나보다”고 필연적인 한국과의 만남을 시인하는 그의 발길이 오늘따라 유난히 바쁘다. 그 이유는 중국에서 남편이 가족들을 만나러 왔기 때문이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가는 필자에게 시댁에서 가져온 단감이라며 주섬주섬 챙겨주는 모습이 영락없는 영광 아줌마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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