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가을 풍경
영광의 가을 풍경
  • 영광21
  • 승인 2002.10.1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수해안도로의 일몰
시간을 다듬으며

가로수 잎새가 가을을 그리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시간은 조용히 잎새를 물들이며 계절을 만들고 있습니다
선명한 계절의 약속을 앞에 두고 다투어 최후의 아름다움을
목숨으로 그려내는 가을은 분명 위대한 예술입니다.

최선을 다해 씨앗을 남기고 숨져가는
가을의 숨겨진 깊은 뜻을 읽고 나면
처절하게 아름다운 가을에게 한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각자는 얼굴이 다르듯이 마음도 얼마나 다른지요
어쩌면 사람들은 보이는 얼굴에는 언제나 정성을 다하지만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마음의 문제입니다

이 가을에는 가을만큼만 아름답고 싶습니다
그리하여도, 텅 비어가는 가을의 추락 앞에는
어쩔 도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가을은 붙잡고 기댈수 있는 누군가가 있어야만
몹쓸 그리움에 떠내려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가을바다의 석양을 바라보는 빈가슴들을
어떻게 메워야 할지 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계절의 향기를 폐부 깊숙이 흠뻑 들여마시고
하루를 백년으로 느껴가는 그대만의 소중한 시간을
알알이 다듬어 주시길 진심으로 염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