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을 새도 없이 스르르 넘어가는 느낌 '최고'
씹을 새도 없이 스르르 넘어가는 느낌 '최고'
  • 영광21
  • 승인 2005.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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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수산물 - 삼치 이야기
치매, 고혈압, 심장마비예방, 항암, 학습능력 향상에 효과적
삼치는 농어목 고등어과에 속하는 어류로 형태가 참다랭이와 비슷하고 계절적인 회유를 하며 때로는 무리를 지어 유영한다.

또한 삼치는 지방에 따라서 삼치(參致), 마어(麻魚·서해), 망어(亡魚·동해, 통영), 고시(전남), 사라(부산 경남) 등의 방언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대개는 '삼치'란 표준명으로 통용되고 있다. 영명으로는 'king mackerel' 또는 'spanish mackerel'로 일본에서는 '사와라(사와라)' 또는 '사하라(사하라)'로 불리는데 부산, 경남지방에서 '사라'로 불리우고 있는 것은 아마도 일본의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 편집자 주

삼치는 고등어, 가다랭이, 꽁치 등과 같은 등푸른 생선으로 우리나라 서·남해에서 동중국해에 이르는 해역의 표층과 중층에 주로 서식하며 겨울에는 외해에서 월동한 다음 봄이 되면 연안으로 몰려와 산란을 하고 먹이를 찾는 회유를 반복한다. 식성은 어식성(魚食性)으로 멸치류와 양미리 등과 같은 소형어류를 주로 잡아먹는다.

어획은 서해안의 경우 봄부터 가을까지가 주어기이며 그 이후 날씨가 차가워지면 어군은 남쪽으로 이동해 가을, 초겨울에는 제주, 추자도해역에 어장이 형성된다. 또 남해안의 충무 부근에서도 시원한 바람이 일기 시작하는 10월이면 삼치 떼를 만날 수 있다.

이때 보통 어시장에서 많이 구입해 구이용으로 잘 알려져 있는 삼치는 유자망, 대형 선망 등으로 많은 어획되며, 삼치 횟감으로는 삼치의 움직이는 표적이 강한 식성을 이용한 일명 속임낚시를 써서 잡는 것을 주로 이용한다.

삼치회를 즐기는 사람들은 젊은 층보다는 나이 지긋한 연령층일 것이다. 그 이유는 수년전 거문도 등지에서 '삼치 파시'가 생길 정도로 삼치가 많이 어획된 시절 '쇠고기 보다 삼치회'로 맛을 들었거나, 아니면 치아 상태가 좋지 않는 어른신들이 삼치회가 다른 어종의 횟감처럼 씹을 새도 없이 스르르 목구멍으로 넘어가기 때문일 것이다.

삼치는 살이 약해 숙련된 사람이 아니면 회를 뜨기가 어렵다. 그래서 대개는 살짝 얼려 회를 뜬 뒤 겨자 간장에 찍어 먹는다. 그 중 '일 배, 이 꼬리'라며 삼치회의 맛있는 부위를 순서를 매기는데 특히 은백색을 띠고 있는 배쪽 살의 지방 함량이 많아 최고의 맛으로 친다.

삼치를 먹는 방법은 다른 생선회처럼 '와사비장'에 찍어 먹거나 초고추장에 먹는 회가 아니다. 제 맛이 든 조선장에 참기름, 고춧가루, 참깨를 넣은 양념장에 먹어야 제 맛이 난다. 조선간장이 만만치 않으면 조미간장에 참기름, 고춧가루, 참깨를 넣은 양념장에 금방 지은 따끈한 밥 위에다 올려 먹으면 그 맛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특히 삼치는 지방의 함량이 높은 편(약 10%)이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EPA, DHA 등 건강에 유익한 불포화지방이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지단백(LDL)의 생성을 억제해 동맥경화, 뇌졸중,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상온에서 액상(液狀)인 불포화지방은 생선 외에 어유(魚油), 식물성 기름에 많이 들어 있다.

또한 삼치에 풍부하게 든 DHA(100g당 1,540㎎, 참치 뱃살은 2,877㎎)는 치매, 고혈압, 심장마비 예방, 항암, 학습능력 향상 등에 효과적이다. 비타민 B군의 일종인 나이아신(100g당 8.9㎎)은 설염, 구내염, 피부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영양 성분 면에서 다랑어(참치)와 유사하다. 100g당 열량은 174㎉로 참치 붉은 살(113㎉)보다는 높고 참치 기름(326㎉)보다는 낮으나 단백질 함량은 20%에 달하는 좋은 단백질 식품이다. 그 외 칼슘, 철, 비타민 B1, 비타민 B2, 나이아신 등 무기질, 비타민도 풍부하다니 11월이 다가기 전에 회든, 구이든, 조림이든 많이 드시면 어떨까.
김재봉 / 영광해양수산사무소 기술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