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하나 움직이면 마을 전체가 편합니다”
“나 하나 움직이면 마을 전체가 편합니다”
  • 박은정
  • 승인 2005.11.1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옥당골칭찬릴레이 / 정옥자 군남면 반안진료소장
옷깃을 여미는 싸늘한 바람이 한해의 마무리를 재촉하며 외로움을 가슴 가득 남기지만 또 다른 한해 준비의 분주함과 설레임이 가득한 시기에 찾은 군남면 반안리.

이곳에서 칭찬주인공으로 마을주민의 적극적인 추천을 받은 정옥자(42) 군남면 반안진료소장을 만났다. 얼핏 보기에는 교회 같기도 하고 오래된 옛 관공서 같기도 한 아담한 외모의 진료소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 찾아온 주민들과 정담을 나누고 있는 정 소장의 모습이 정겹다.

여느 진료소와 다르게 유난히도 도로에서 높이 올라간 언덕에 자리한 진료소에 대해 정 소장은 “주민들이 불빛을 보고 진료소를 쉽게 찾아오라고 진료소가 이렇게 높은 곳에 지어졌답니다”라며 크고 호탕하게 웃는 모습에서 솔직함과 담백함이 그대로 배어 났다.

정 소장은 “1986년 간호대를 졸업하고 아버지의 권유로 진료소장에 응시해 합격한 후 백수대신진료소로 첫 발령을 받았다”며 “미혼이고 아무런 사회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시작한 진료소장의 길이 처음에는 두렵고 험난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결혼을 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나아져 갔다”고 그리 순탄하지만 않았던 지난날을 회상했다.

정 소장은 2남2녀의 장녀로 법성이 고향이다. 가족들은 진료소에서 혼자 지내는 정 소장을 위해 결혼하기 전까지 교대로 진료소에 머무르며 보초(?)를 섰다고 한다.

1990년 반안진료소로 오게된 정 소장은 반안리뿐만이 아니고 주변 동월리, 월흥리까지 담당해 주민들의 보건을 책임지고 있다. 또 인접한 염산 축동리 주민까지 이곳을 찾아와 진료를 받고 있다.

동월2리 김행기 이장은 “우리 마을을 찾아온 지 16년이 다 돼가지만 정 소장은 처음 만났을 때 그 모습 그대로 주민들을 챙기고 있다”며 “특히 홀로 지내는 노인들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안부를 살피고 주민들 또한 가가호호 방문해 건강과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며 정성이 가득한 따뜻한 진료를 펼치고 있다”고 그를 소개했다.

이처럼 마을주민들은 불편한 몸에 대한 상담은 물론이고 외로움에 지친 마음까지 함께 위로하며 가깝고 다정하게 다가서는 정 소장. 언덕에 자리한 진료소처럼 주민의 몸과 마음의 등대가 돼 가족보다 더 주민을 사랑하는 헌신적인 마음으로 주민들의 평안과 평화를 지켜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