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씨 맵씨 그리고 마음씨까지 갖춘 팔방미인
솜씨 맵씨 그리고 마음씨까지 갖춘 팔방미인
  • 박은정
  • 승인 2005.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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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을 일구는 여성 / 임정임 신영사세탁소
“이 옷을 몇 년전에 구입했는데 길이가 조금 길어서 줄이려고 왔습니다.”“옷을 한번 입어보시죠. 이 정도만 줄이면 되겠습니까.”

찾아온 손님과 나누는 대화가 전혀 낯설어 보이지 않는 것이 꽤나 오랫동안 이곳을 방문한 손님인 듯 싶다. 수선할 옷이 산더미 같이 쌓인 속에 차분하고 조용한 모습으로 바느질에 열중하고 있는 이가 있다. 그가 바로 30년 수선 경력을 자랑하는 임정임(51)씨.

“날씨가 추워지며 계절이 바뀌는 요즘이 가장 손님이 많다”는 임 씨는 “예전과 다르게 유행에 민감한 소비자들은 각자가 원하는 스타일대로 옷을 수선해 입으며 멋을 즐겨 일감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하며 수선할 옷들을 정리했다.

묘량이 고향인 김 씨는 세탁 일을 전문으로 하던 고향이 같은 남편을 지인의 소개로 만나 1977년 결혼해 서울에서 세탁소를 경영하다 그 이듬해 가족들의 권유로 영광으로 내려와 세탁소를 오픈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임 씨는 미혼시절 양장을 배워 양장맞춤을 했었고 그 경험을 살려 남편을 도와 수선을 하고 있다. 세탁소에 가지런하게 정리된 옷들이 주인장의 성품을 말해주 듯 이들 부부는 오랜 세월 늘 변함없는 마음과 자세로 주민들을 만나고 있었으며 이들 부부의 근면함과 성실함은 고객들의 발걸음을 꾸준히 잇게 하고 있었다.

“주변에서는 하루도 떨어지지 않고 같이 생활하는 우리부부를 보고 권태롭지 않냐고들 하지만 각자 맡은 일이 달라 둘 중에 한사람이라도 없을 때 손님이 찾아오면 서로가 불편해 같이 있는 것이 더 낫다”며 은근히 부부의 금술을 자랑하는 임 씨.

그는 1남2녀의 뒷바라지를 하며 남편과 손님들이 맡겨온 옷들을 정성스럽게 손질하며 일상을 부지런하게 채워가고 있어 주변 업계에서도 모범이 되고 있다.

인터뷰 중 수선을 맡기러온 한 손님은 “어떤 옷이든 맡기기만 하면 꼼꼼한 솜씨로 훌륭하
게 수선해 준다”며 “특히 고급스러운 옷들은 아무곳이나 수선을 맡기기가 불안한데 이곳엔 마음놓고 옷을 맡기고 있다”고 임 씨의 수선실력을 칭찬했다.

“매주 일요일을 휴일로 정해 놓고는 있지만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손님들이 맡겨온 세탁물과 수선할 옷들을 손질하느라 오는 손님만 받지 않을 뿐이지 문을 닫아 놓고 안에서는 쉴 틈 없이 일을 하고 있다”며 즐거운 비명속에 일에 대한 즐거움을 표시하는 임 씨.

그는 여성이 갖춰야할 솜씨 맵씨 그리고 고운 마음씨까지 갖춘 팔방미인으로 삶을 긍정적으로 가꿔가고 있어 그 모습이 더욱 빛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