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른 아침, 출근으로 모두가 바쁜 시간대에 버스 운전사의 신속한 응급처치로 갑자기 쓰러진 심정지 어르신을 구한 사실이 알려져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군민들의 발이 되고 있는 영광교통 4014호차의 양석규 기사(54).
7시30분 염산면 신성리에서 출발해 군남을 거쳐 영광읍으로 향하던 양석규 기사는 8시10분경 군남면 동월리 치산 승강장을 출발하던 중 갑자기 운전석 뒷자리에서 “기사 아저씨, 여기요”라는 한 학생의 외침을 들었다. 학생과 주민 20여명의 승객이 타 있던 버스의 뒷쪽에 앉아 계시던 80대 중반의 한 어르신이 쓰러지신 것이다.
차량을 멈추고 어르신의 상태를 살피자 의식이 없고 호흡을 하지 않는 급박한 상황이 발생했다. 얼굴은 핏기가 없고 입술이 파랗게 변하며 혀도 입안으로 말려들어간 걸 본 양석규씨는 심정지란 걸 알았다.
급히 차량 바닥에 어르신을 눕힌 양석규 기사는 평소 익힌 심폐소생술(CPR)로 가슴을 압박하며 동시에 학생에게 119신고를 부탁했다.
양석규 기사는 “처음엔 어르신 상태를 보고 당황했죠. 당황하면서도 워낙 급박한 상황이라 회사에서 수년간 교육받았던 심폐소생술을 그대로 진행했습니다”라며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심폐소생술을 진행한지 얼마나 지났을까. 차츰 어르신의 의식과 호흡이 돌아오고 마치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가 후속조치를 이어갔다. 어르신은 119구급차량을 통해 광주 모 종합병원으로 무사히 이송될 수 있었다.
영광교통(대표 박덕인) 관계자에 따르면 심폐소생술 교육은 회사 전체 종사자를 대상으로 연간 2~3회 체험교육하고, 격월마다 시행하는 친절교육 시기에 안전 및 응급상황에 대한 이론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양석규 기사는 “어르신이 군남 설매리에서 버스에 타셨으니까 두 정거장 지난 상황에서 심정지가 왔다”며 예사롭지 않은 눈썰미임을 엿보게 했다. 혹여 버스를 타지 않고 그대로 댁에 계셨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만 해도 두렵다.
부인과 함께 초등학생과 중학생 두 아이를 키우며 83세 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양석규 기사. 그에게 심정지가 왔던 어르신은 또 다른 우리들의 부모님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