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기간 길지만 강한 비린 내음 제거 … OEM ODM방식 도매 위주 유통

“보리굴비가 맛은 좋죠. 그런데 집에서 조리해 먹기에는 온 집안이 구석구석 냄새로 가득 차 며칠씩 빠지지 않아서 마음 단단히 먹고 해야 해서 여간 부담이죠.”
외지에서 생활하는 자녀들이 집에 오면 간혹 부세보리굴비(표준명 부세)를 요리해 준다는 영광읍의 한 50대 주부의 말이다.
굴비의 원물인 조기 어획량 감소와 이로 인한 가격상승으로 2010년 이후 부세보리굴비 소비층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 소비량도 증가하고 있지만 수년 전부터 부세가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황금색을 띠고 있어 중국내 소비량도 증가해 부세 원물가도 덩달아 상승하는 추세다.
하지만 쫄깃한 맛을 자랑하는 부세지만 가정에서 요리하기엔 여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도 부세에서 발생하는 특유의 냄새 때문이다. 비릿하고 왠지 꼬릿꼬릿한 냄새는 본래 가진 특성이기 때문에 해결할 수 없는 숙제일까?
이 같은 냄새를 제거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업체가 있어 주목된다. 주인공은 법성포의 해담(대표 나운엽)으로 부세보리굴비를 전문으로 제조·유통하고 있다.
해담도 수년 전까지 야외의 덕장에 자연건조하는 방식으로 부세보리굴비를 만들어왔다. 그러다 4년여 가까이 저온냉풍방식을 수차례 테스트하며 냄새를 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운엽 대표는 “처음에는 다른 굴비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야외덕장에서 건조했는데 잦은 황사에 의한 위생문제나 겨울철 온난한 날씨가 장기간 이어지는 기후변화 등의 대안으로 저온냉풍건조 방식을 적용했는데 덤으로 특유의 냄새까지 잡게 됐다”고 밝혔다.
해담의 부세보리굴비 제조는 건조방식뿐 아니라 제조방법도 차이가 있다는게 나 대표의 설명이다.
일반적인 부세보리굴비 작업은 해동→염장→엮걸이→세척→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이와 관련 해담에서는 해동→부세 표피에 붙어 있는 이물질인 곱 제거(손 세척)→염장(아가미 안쪽 귀 소금)→저온냉풍건조를 통해 마무리한다고 한다.
건조방식은 자연건조에서부터 (저온)냉풍건조, 온풍·열풍건조 등 방식은 여러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온도에 따라 작업기간과 초기 시설비는 장단점이 서로 다르다.
저온냉풍건조는 초기 시설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작업기간은 상대적으로 긴 것이 단점이다. 반면 특유의 냄새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다.
작업기간을 단축시키려면 진공으로 설비를 제작하면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게 나 대표의 설명이다.
저온에서 고온으로 올라갈수록 특유의 냄새는 더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인 굴비 제조 방식에서도 마찬가지다. 냉동상태로 유통되는 제조법으로 만든 굴비는 상대적으로 비린 냄새가 덜하다. 말리는 과정을 생략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건조방식으로 제조한 건 냄새가 안날 수 없는게 현실이다.
해담에서 생산된 부세보리굴비는 한정식에 특화된 주문상품을 주로 제조한다. 주문자 요청 생산 제조방식(OEM)과 해담 자체생산 제조방식(ODM) 등 도매 위주로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