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국장 이상 주요동향 매주 지역언론사까지 제공 … 영광군 군정동향 갈수록 축소 공개
영광군 행정이 공개행정과 주민과의 소통, 주민 알권리와는 반대의 길로 후퇴하며 고착화돼 가는 와중에 군청 최고위직 인사가 공무원들에게 군청 외부의 동향보고를 철저히 할 것을 지시한 것과 관련해 관가 주변에서 이율배반적인 행태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송광민 부군수가 14일 간부공무원 중심으로 매주 월요일 열리는 주간업무보고에서 “부서별로 서로 동향보고가 됐을 것으로 생각하고 누락되는 경우가 많다. 보고가 중복돼도 괜찮으니 각종 사건·사고에 대한 동향보고를 빠짐없이 하기 바란다”고 전부서에 지시했다.
일견 주민생명과 안전을 총괄하는 행정기관에서 타당한 지시임에는 이론이 없다. 관내에서 발생한 다종다기한 소식을 알고 있어야 필요한 후속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광군이 공공기관의 당사자인 자신들의 행정동향에 대해서는 대외에 장막을 치면서 공개를 제한하며 관련 지시를 내린 것은 내로남불이라는 비난이 관가 주변에 회자되고 있다.
영광군은 지난 강종만 군수 시절 취임 1년여 뒤인 23년 중반부터 의회와 언론사 등에 제공되던 ‘1일 동향’ 생산과 제공을 돌연 중단하며 수장이 교체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1일 동향’은 전일 발생한 관내 사건과 사고, 당일 군·의정 일정, 주민들의 애경사 등 군청과 관가, 지역사회의 상황을 정리한 자료다. ‘1일 동향’ 중단조치는 군수 동선이 외부에 알려진다는 것이 이유로 언급됐다.
하지만 ‘1일 동향’의 군수 일정은 공식활동이 중심인 점을 고려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이로 인해 관련 유관기관과 지역언론사는 관내 주요동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이를 보완하는데 상당한 고충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 전남도는 매주 금요일 다음주 도지사를 포함한 전체 국장급 이상 간부공무원들의 주요일정을 일선 시군 언론사에까지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누리집(홈페이지) 행정망에 직원 열람용으로 도지사와 경제·행정부지사의 당일 주요일정을 <오늘의 주요행사>로 공지하고 있다.
고위직 공무원들의 일정 공개는 동일기관 소속 공무원이지만 업무 추진과정에서 당사자 업무 외에는 주변동향에 관심가질 수 없는 한계 극복과 조직구성 동일체로서 도정 흐름과 방향을 공유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행정정보 공개제도와는 차원이 다르지만 최근 영광군의 군정 흐름은 공개행정과 투명행정과는 역주행하며 행정동향 공개가 축소되면서 부서를 달리하면 조직구성 동일체로서도 기능을 저해하는 양상이다.
중단된 ‘1일 동향’과 함께 현재 영광군의 군정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는 월간단위의 실과소장 및 읍면장 월중간담회 자료와 주간단위의 주간행사계획 등 2종이다.
그러나 군수 등 간부공무원이나 실과소의 일정과 행사 등의 내용 또한 강종만 군수 시절 빼곡하게 채워진 것과 비교해 눈에 띄게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고위 공무원들의 주요일정은 주민들이 공직자들이 일을 하고 있는지, 일을 한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단초로 기능한다.
“군수나 부군수, 실과소장들이 어떤 일을 해도 주민들은 공무원들이 일을 안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업무가 중복돼도(이럴 경우는 적지만) 괜찮으니 각종 업무와 동향에 대해 빠짐없이 적극적으로 주민에게 공개하기 바란다”고 지역사회는 역설적으로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