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들 마음 알 줄 아는 사람이"
"조합원들 마음 알 줄 아는 사람이"
  • 영광21
  • 승인 2003.03.0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기관 친절도우미 - 손 규 업<법성새마을금고>
법성새마을금고(이사장 조삼차)는 1983년에 설립하여 현재 500여명의 조합원들로 구성되었다. 법성이 고향이라 포근하고 정다움은 많이 있지만 업무에 있어서 조금은 불편함도 있다고 말하는 손규엽(42)씨는 1985년에 정주새마을금고에 입사해서 약4년 정도 근무하다가 1989년에 법성새마을금고로 발령을 받아 올해로 18년째 장기 근무를 하는 셈이다.

이사장을 포함하여 9명의 직원들이 오순도순 하고 단란하게 꾸려 가는 법성새마을금고의 살림은 지난해 2500여 만원의 흑자를 냈다. 말이 없게 보이는 규업씨 에게 "평소에도 말이 없으세요?" 하고 물었더니 웃음을 지어 보이며 말한다. "아뇨"라고.
그가 정주새마을금고에 있을 때 부인과 열애 끝에 결혼을 했다. 그래서 얻은 아이들은 셋인데 "아들 낳으려다 셋이됐죠?"라고 묻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소리 없는 웃음으로 답변을 한다.

단순하면서 정이 넘치는 금고 조합원들은 아직 크게 소란을 피우거나 직원들과 다투는 일이 전혀 없다며 조합원들을 자랑하는 그 모습은 사뭇 아름답기까지 했다. 과일을 가져다주는 사람 때론 떡을 가져오는 조합원도 있고 추운 날엔 호빵을 사와서 직원들이 맛있게 먹었다며 고향이 참 좋다고 애정 어린 얘기도 한다.

연로하여 거동이 불편한 조합원의 방문요청을 받고 다녀오는 길은 어찌나 멀고 좁게만 느껴지는지…얼핏 미래의 자신을 떠올려 본단다. 그는 작은 견문이라도 넓혀지는 것을 참으로 다행이라 여긴다.

상고출신이라 초창기부터 업무에 차질은 거의 없었는데 한번은 천원 정도 차질이 생겼을 때 조용히 처리한 일이 있었다. 그에게도 답답할 때가 있다. 대출금 회수할 무렵이 되면 가슴이 답답하고 무겁다. 약속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처분을 기다릴 때 그는 많이 답답함을 느낀다.

조합원들이 그를 보면 묵직한 모습이 큰아들처럼 여겨진다고 한다. "무슨 일이든 맡기면 듬직해요. 어른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서 상대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금방 알아요 그 애는." 법성에 사는 어떤 남자한테 물었더니 그런 대답을 했다.

그는 봉사활동도 남에게 빠질 수 없게 한다. 법성면 청년회장을 6년 연임하면서 활발하게 봉사했다고 작은 소리로 청년회원이 말했다. 고아원을 운영하고픈 꿈이 있어 조그마한 땅을 사서 여러 종류의 과일 나무를 심어 놨다고 한다.

버려짐 때문에 세상이 미워서 하늘을 똑바로 바라보기가 싫은 아이들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동기를 주어 다시 쳐다보는 하늘이 파랗다고 여기게 하려고 말이다. '올 가을에는 익을 과일이 있으리라'고 마음을 보낸다.
박 청 기자 pc21@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