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릴레이 - 김 종 숙<홍농읍>
"칭찬할 사람이 있는데 오시렵니까?" 법성을 지나 홍농 가는 길에 무인 카메라가 설치돼 있는 것을 깜박 잊고 한참을 갔다. 무언가 눈앞에서 '번쩍'하기에 브레이크를 급히 밟았지만 이미 그땐…약속장소에 도착해서 종업원의 안내는 방이었다. 젊은 여자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 온 사람은 낯익은 주인이었다. 인사를 나눈 여자는 모르겠냐고 묻는다. 찬찬히 바라보니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이었고 목소리는 아주 많이 들어 본 소리였다.
며칠전 우연히 통화한 사람 바로 김종숙(41)씨였다. 그녀는 딸이 일곱이나 된 집에서 경찰공무원이었던 아버지를 무섭게 여기고 살았다.
언니가 셋 동생이 셋 그 가운데가 김종숙씨.그녀는 가운데가 얼마나 외롭고 서글펐던지. 그리고 양보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아프게 느끼며 살아왔다.
그때부터 차츰차츰 양보를 배워온 것이다. 생활 속에서도 거의 긍정을 표하며 산다. 그런데 직장에서는 리더십이 강한 편이고 추진력도 대단하다고 어느 동료직원이 말한다.
그녀는 2002년 어느 날 가슴으로 울었던 일이 있었다. 동네 사는 어느 암 환자가 수술을 하게 되었는데 보호자가 필요했다. 그녀가 알고 그의 보호자가 된 것이다. 아무런 연고가 없는 사람인데 선뜻 보호자가 된다는 것은 보통 사람으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수술하던 날 수술실 앞에서 환자를 기다리던 종숙씨는 너무나 쓸쓸하고 초조했다. 아무 탈없이 무사히 수술을 마칠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했다. 그리고 몇 날을 병원으로 향했는지 모른다.
환자의 지체가 되어 함께 가슴으로 울었던 것이다. 그 후 두 사람은 족보에 없는'이종사촌'이 돼 지금은 친 가족처럼 지낸다.
부모에게 불만이 가득해 방황하던 중학생을 만났다. 학생의 입장이 돼 이해하고 공감하고 타일러 주던 어느 날 학생은 가정으로 귀가를 해 지금은 어엿한 고교생이 됐다.
훗날 양로원을 운영하고픈 마음에 한참 전부터 장성에 있는 뭇 양로원에 매월 작은 정성을 모으고 있다. "우리는 어쩌면 정신적인 장애자인지도 모릅니다. 육신을 이끌 수 없는 노인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싶은 것이 소원입니다"를 작게 외치는 그녀는 하나하나 다져가다 보면 양로원 운영에 크나큰 보탬이 될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자신이 살아있음을 신께 감사하며 나머지 시간을 보람있게 사용돼지기를 부탁하고 일과를 시작한다.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으로 소문이 난 그녀는 가끔 자신을 돌아본다.
아무리 찾으려 해도'나'를 찾을 수가 없다. 아니 나를 찾을 겨를이 없다. 몸 굵은 나무 뒤에 숨겨 있는 자신을 찾을 있는 시간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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