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행자 속출 상황속 WTO회담장봉쇄
연행자 속출 상황속 WTO회담장봉쇄
  • 영광21
  • 승인 2006.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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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WTO각료회담 무산위한 8박9일 원정투쟁기 ②
영광투쟁단 전원 경찰 연행·한국민 전원 연행돼도 영사관 코빼기도 안보여
16일 아침식사를 마치고 바로 강연에 참석하였다.
1강은 브라질 농민운동의 핵심단체인 엠에스티의 경험과 과제에 대한 내용으로 오랜 서구열강(포르투칼)의 식민지하에서 토지를 강제로 수탈당한 후 아직까지 토지의 세습으로 원주민(농업노동자로 전락)의 무토지 투쟁이 벌여지고 있다 한다.

무토지 투쟁이란 15~20가구의 구성원이 지주의 농장 일부분에 거점을 형성하여 허가 없이 농사를 짓는 투쟁으로 토지에 대한 원주민의 권리를 찾는 투쟁으로 80년도부터 진행되어오면서 약16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지만 지금까지 진행되어지고 있다 한다.

그 이유는 더 이상 그들은 잃을게 없으므로 투쟁하는 길만이 살길이기 때문에 더욱 철저하고 냉철하게 투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농업기반공사의 농지은행을 시작으로 합법을 가장한 농지 수탈이 우리 농민들에게(원주민) 어떠한 삶을 가져다줄지 예상케 한다. 농민들은 중.소 규모의 자영농에서 자본의 농지 침탈로 농업 노동자로 전락하게 됨과 동시에 식량주권의 종속이 가시화 될 것이다.

2강은 베네수엘라 혁명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상물 상영으로 볼리비리안(민중) 혁명으로 미국의 종속을 떨쳐낸 차베스 정권의 관한 내용이었다. 베네수엘라는 석유산업을 중심으로 미국에 완전 종속되었으나 차베스의 군부 쿠데타 이후 대통령 선거를 통하여 민주적 정부 수립하였지만, 미국의 사주를 통한 군대의 쿠데타로 차베스를 축출하였지만 민중들의 봉기로 다시금 민주정부(차베스정권)를 수립한다.

그러나 미국은 경제 제재(석유 산업의 총 파업) 등으로 차베스 정권의 재신임 투표를 성사시켰지만 민중들의 단결로 또 다시 미국의 사슬을 끊고 민주정부(차베스정권)가 승리한다. 현재 반미의 선봉장으로 쿠바와 함께 볼리비리안 혁명을 진행 시키고 있다. 차베스의 말이 아직도 귓전에 울려댄다. "모든 권력은 바로 여러분 민중에게 있습니다."

3강은 신자유주의 침탈에 대한 보다 깊은 강의가 진행되었다. WTO DDA협정에서 주요 의제인 서비스협정에 대한 문제점으로 교육, 보건의료, 에너지공급, 통신, 상수도공급, 통신, 금융서비스, 시청각서비스, 법률서비스, 건설, 유통, 환경 등 모든 형태의 서비스를 협상대상으로 하며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공급돼야 할 공공서비스를 상업화하고 외국인의 지분소유한도를 철폐하도록 하여 초국적 자본의 침투를 자유롭게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17일 아침 식사를 느긋하게 마치고 비아캄페시나 국제농민행동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빅토리아 공원으로 이동했다. 아직까지 미동도 하지 않는 컨벤션센터를 향해 홍콩투쟁원정단의 핵심과제인 'WTO해체'를 이뤄내기 위한 실천행동을 하기 위해 일사불란하게 각 조별로 진행하여 영광은 선봉투쟁을 각오했다.

우리의 무기인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컨벤션센터 진격투쟁을 치열하게 진행하던 도중 많은 부상자와 연행자가 발생했지만 오후8시경 WTO각료회담장 앞까지 진격해 각료들을 회의장에 봉쇄해 회의가 사실상 마비됐다.

벅찬 가슴도 잠시 홍콩경찰의 최루탄 발사 및 고무총 등으로 해산작전에 들어가 20여m 후방에 위치한 완차이지역 8차선도로까지 밀려나서 대치선을 만들고 "DOWN! DOWN! WTO!"를 목이 터져라 외치며 노숙투쟁에 들어갔다.

차디찬 아스팔트위에서 서로의 몸을 부둥켜안고 밤을 새며 더러운 자본을 앞세운 미국의 신자유주의 음모분쇄를 다짐하며 추위와 배고픔을 견뎌내야만 했다. 홍콩 현지 주민들의 격려와 지지발언이 계속 진행돼 그들의 삶을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한국의 농민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머리를 숙일 때, WTO각료회담이 사실상 무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져 수많은 환호성이 울려 퍼질 때 가슴이 뭉클해졌다. 뭉치면 안될 것이 없다는 신념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우리 모두가 자랑스러웠다.

18일 새벽 3시 완차이지역 도로를 완전 점거한 투쟁원정단에게 홍콩 경찰은 연행작전을 지시했다. 3시부터 진행된 연행은 낮 12시까지 진행 총 1,001명(외국인 포함)의 연행자가 각 경찰서로 분산 배치돼 지문날인, 수갑착용 등 많은 인권을 남용하며 분산수용하게 됐으며 16명 영광투쟁원정단은 각각 출입국시설 및 구치소에 수감됐다.

19일 출입국 시설 및 구치소에 감금된 우리를 더욱 놀라게 한 사실은 한국 국민들이 900여명이나 연행되었는데도 총영사관은 움직이지도 않고 있으며 자국민을 보호해 주는게 역할인데도 현장에 나타나지도 않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미국과 WTO의 주구가 되어 쌀협상국회비준까지 하더니 이제는 자국민을 버리는 더러운 노무현정권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감된 16명의 영광투쟁원정단은 우리 정부의 방치에 속에서도 홍콩민중연대의 도움으로 변호사를 접견하고 현지 목사님(예수교장로회 소속으로 WTO반대 기독교목회자 회원)의 통역으로 우리의 요구사항을 주장했다.

오후8시가 되어 구치소를 나와 각각 흩어졌던 16명의 영광투쟁원정단은 10시가 되어서야 서로의 안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상봉도 잠시 바로 짐을 꾸려 공항을 직행하여 겨우 11시40분발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
다음호 계속
장영진 사무국장<영광군농민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