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가꾸고 발전시키기 위해 열심히 살아야죠”
“미래 가꾸고 발전시키기 위해 열심히 살아야죠”
  • 박은정
  • 승인 2006.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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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 조명란 간병인<백수>
“어머니 여기 좀 보세요. 오늘 머리를 자르시니까 훨씬 더 예쁘시네요.”
미용봉사자들이 어르신들의 머리를 손질하느라 분주한 공립영광노인전문요양병원. 그곳에서 어르신들의 간병을 돕는 간병인 조명란(41)씨의 맑고 쾌활한 모습이 병원 전체를 밝게 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부터 이곳에서 치매로 몸이 많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돌보고 있다.

백수읍 논산리 청용마을에 살고 있는 조명란씨는 택시운전을 하는 남편과 한적한 시골에 머무르기 위해 14년전 그곳에 자리를 잡았다. 직장관계로 지난해 말까지의 임기로 이장을 마치긴 했지만 토박이도 아닌 그에게 이장 일을 맡길 만큼 주민들은 그를 신임하고 있다.

백수에 뿌리를 내리고 정착한 그는 백수농가주부모임 회원으로 활동하며 농악을 배우게 됐다. 이렇게 시작된 농악은 그의 잠재된 끼를 발동시켰고 농악 삼매경에 빠지게 했다. 10여년째 우도농악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2년 동안 법성고 군서초 염산송흥초 등에서 학생들에게 방과후 특기적성교육으로 농악을 지도했으며 월송초에서는 학부모농악을 지도하기도 했다.

백수농가주부모임 청정패농악대의 상쇠를 맡고 지도도 겸하고 있는 그가 요즘 또다시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그것은 전통을 잇고 그를 계승하려는 백수 학산리 주민들을 대상으로 농악을 지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또 농악지도에 주·야 교대근무로 거의 쉴 틈이 없는 상황속에서도 지난해부터 송원대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며 만학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조 씨는 “지금하고 있는 일도 복지와 관련된 일이고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자격을 취득해 전문적인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어 공부를 하게 됐다”며 “시작한 공부도 열심히 할 것이며 주민들과 어우르는 농악 또한 충실히 지도해 명실상부한 풍물패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야무진 각오를 밝혔다.

아내로, 남매의 어머니로, 직장인으로, 지도자로 그리고 학생으로 1인5역을 맡고 있는 조 씨는 ‘슈퍼우먼’ 그 자체의 모습으로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었다.

함께 일하는 김정님 간병인은 “명란씨는 여러 일들을 하면서도 언제나 밝게 생활해 동료들에게도 건강한 기쁨을 주고 있다”며 “특히 넓은 마음과 붙임성있는 성격은 동료들과 돌보는 어르신들에게 깊은 호감을 얻고 있다”고 그를 소개했다.

조 씨는 병원에서도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장구를 치며 우리가락을 들려주고 있다. 서로 별 관계가 없을 것 같은 복지와 봉사 그리고 농악이지만 조 씨는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며 지도하고 배우면서 아름다운 어울림을 만들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