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탐방 19 / 상삼경로당<홍농>

또 1870년경 밀양박씨 박창일이 산세 좋고 수려한 곳을 찾아다니던 중 이곳에 정착해 문맹을 가르쳐 '서당'이라고 부르게 된 3개의 자연마을이 모여 있는 홍농읍 진덕리. 농촌의 인심이 그대로 배어 있는 이곳의 상삼경로당(회장 하판수 사진)을 찾았다.
홍농읍 소재지와 원자력발전소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이곳은 지난 2000년 건립돼 주민의 휴식공간으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정부지원금과 지역기관의 성금, 출향인사 등 독지가들의 도움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60여명 회원의 자발적인 참여로 화합을 만들어 가고 있다.
고추와 담배, 수도작 등의 농사를 지으며 57세대가 모여 살고 있는 이곳은 마을 범위가 넓어 주민간의 소집과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따르고 원자력발전소 인접지역으로 돌아오는 혜택보다는 주민에게 돌아오는 불이익으로 유난히도 갈등과 반목이 깊었던 지역이다.
특히 마을밖 좁은 도로는 원자력발전소 출퇴근 차량이나 작업차량 통행으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함과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아 빠른 시일 내에 인도를 포함한 도로 확장이 요구되고 있다.
하판수(76) 회장은 “지난해는 여러 사안들로 농촌에 어려움이 많았고 특히 마지막 12월에 내린 폭설은 많은 피해를 남기며 주민들을 더 어려움에 빠트렸다”며 “핵폐기물처리장 문제 등 원전을 둘러싼 크고 작은 일들로 주민들간의 갈등이 끊이지 않았던 힘겨움을 딛고 올해는 주민화합과 지역발전을 위해 우리 노인 스스로 모범을 보이며 앞장서자”고 당부했다.
이곳 어르신들은 곧 다가올 설과 정월대보름이면 복장을 갖추고 오랫동안 전통을 이어온 농악을 마을을 돌면서 선보이며 마을의 평안과 주민의 안정을 소원한다. 이렇게 농악놀이를 통해 얻어진 수익금은 경로당 운영비에 보태고 1년에 한번 회원단합을 위해 떠나는 야유회의 경비를 충당하고 있다.
이곳도 다른 경로당과 마찬가지로 젊은이들의 부재로 마을의 대가 끊길 것을 가장 크게 염려하고 있다. 지금이야 나이드신 어르신들이 마을을 지탱하고 있지만 이들이 모두 세상을 떠나면 과연 누가 이곳을 찾아와 지킬 것인지 그것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가득한 이들이 또 하나의 바램을 조심스레 건넸다. 그것은 원자력발전소에서 주변지역에 지원되는 지원금 등이 어떠한 시설확충으로 사용되기보다는 실질적인 주민들의 소득과 관련된 사업에 신중이 쓰여지길 희망하는 바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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