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당골칭찬릴레이 / 조기준<군서면>

군남 월흥리에서 2남2녀의 장남으로 태어난 조 씨는 14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6·25 직후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나 어렵게 어린 시절과 청년기를 보냈다. 이런 그는 살아가는데 어려움이 많기는 이루 말할 수가 없었고 많이 배울 수도 없었다.
조 씨는 이렇게 불우한 시절을 보내면서 못 배우게 된 한을 자식에게까지 대물림할 수 없다는 강한 의지로 자식교육에 전력을 기울였다. 자식 뒷바라지를 위해 날품을 파는 것은 물론이고 장사와 농사일 등을 하며 서울로 경기도로 다시 영광으로 이사를 다니며 힘겹고 고단한 삶을 살아왔다.
이런 조 씨의 노력에 반듯하게 자란 2남3녀 자녀 모두는 대학을 마치고 각자 올바르게 생활하고 있으며 큰아들과 세딸은 출가를 했고 막내아들만 아직 미혼이다.
자식을 위한 일이라면 혼신의 힘을 다하는 우리 부모의 모습 그대로를 살아온 조 씨. 그는 여유라고는 찾기 힘든 어려운 생활속에서도 주변과 나누지 못한 마음의 빚이 항상 가득했고 어쩌면 평생동안 마음먹어 왔던 일을 이번에 실천하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현재 6,000여평의 논농사를 짓고 있는 조 씨는 “이렇게 주변에 알려질 질 줄은 전혀 몰랐는데 별일도 아닌 일이 자꾸 확대돼 몸들 바를 모르겠다”며 “살아오면서 언젠가는 어려운 이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늘 마음속을 떠나지 않았지만 살다보니 마음처럼 실천하기가 어려워 이제서야 이웃을 챙기게 됐다”고 쌀을 기증하게 된 사연을 털어놓았다.
이 밖에도 조 씨는 농사를 지으며 해마다 햅쌀이 나오면 농사를 안 짓는 이웃에게 쌀을 조금씩 전달하며 정을 나눠왔다. 일찍 부모를 여의고 혼자돼 동생들을 모두 출가시켰고 24살에 결혼해 자녀 뒷바라지를 하느라 자신은 물론이고 이웃을 돌볼 여유가 없었던 조 씨는 삶의 끝자락에서라도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려 했던 것이다.
'맹모삼천지교'가 아닌 '맹부삼천지교'를 실천하며 고단한 인생을 살아온 그지만 그에게는 이웃과 행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의 여유가 있기에 지나온 삶과 살아갈 삶이 더욱 값지고 아름답게 비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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