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무원 지역토호 자녀 '구직자리'로 전락
고위공무원 지역토호 자녀 '구직자리'로 전락
  • 김세환
  • 승인 2006.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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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인사 내정설 합격자 발표후 사실로 … 비정규직 사기저하 인사행정 불신 초래
지역인재 육성과 장기근무하는 비정규직 및 기능직공무원 등의 사기진작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영광군지방공무원 제한경쟁특별임용시험이 고위공무원과 지역토호 자제들의 구직자리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이 같은 비판은 영광군지방공무원 제한경쟁 특별임용시험이 실시될 때마다 특정인사들에 대한 사전임용 내정설이 제기되고 실제 합격자 발표후 내정설이 확인되는 과정에서 야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제한경쟁특별임용시험이 지역인재 육성이나 사기진작이라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일용직을 비롯한 비정규공무원들의 사기저하는 물론 인사정책의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

영광군은 지난 1월27일 2006년도 제1회 영광군지방공무원 제한경쟁특별임용시험 시행계획을 공고했다. 일반직과 기능 직종을 대상으로 6명을 선발한 이번 임용시험은 이달 7일과 8일 양일간 원서교부와 접수를 받아 서류심사를 거쳐 15~16일 면접을 실시했다. 특히 2명을 선발하는 일반직 전산직렬은 21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영광군이 실시한 이번 지방공무원 제한경쟁특별임용시험 응시자격은 18세 이상 40세까지의 나이를 대상으로 학력과 성별제한없이 시험공고일 전일부터 최종시험일까지 계속해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영광군으로 돼 있고 이 기간중 주민등록 말소사실이 없으면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지역인재 및 그동안 비정규직 군청근무자들에 대한 배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시험의 원서접수가 시작되면서 응시희망자를 비롯한 군청 공직자들 사이에서는 전산직렬에 있어 특정인사들의 자제들이 이미 내정됐다는 설이 파다하게 퍼졌다. 이러한 소문이 나돌자 영광군공무원노조를 비롯한 일부 인사들은 사실여부 확인과 함께 공직사회 동향을 언급하며 인사부서를 비롯한 고위간부들에게 공식 비공식라인을 통해 투명한 신규인사 채용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일각의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실제 영광군이 합격자를 발표한 지난 17일 그동안 내정설이 나돌던 군청 모 과장과 전 모조합장의 자제 등 2명이 합격해 군청 공직자들 사이에서는 '역시나'라는 자조섞인 비판과 함께 인사행정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으로 확산되는 형국이다.

이와 관련 모 공무원은 "제한경쟁특별임용시험이 사실상 지역주민과 비정규공무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한 배려지만 현실에서는 왜곡돼 비정규공무원의 사기저하는 물론 인사행정의 불신의 골을 깊게 하고 있다"며 "이번 임용시험은 그동안에도 있어 왔던 영광군의 인사행정이 예측가능(?)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영광군 관계자는 "인사라는 것이 상대성 있는 것이다 보니 항상 뒷말이 나오지만 적법한 인사규정에 따라 합격자를 선발했다"고 밝혔다.

반면 또 다른 공무원은 "매번 나타나는 문제가 이번에도 불거졌다"며 "적법한 과정을 거쳤다 하더라도 공직사회 생리를 아는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하더라도 이해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