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사는 우리는 무아(無我)되어!
오늘을 사는 우리는 무아(無我)되어!
  • 영광21
  • 승인 2006.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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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기91년 대각개교절 기념 설법
옥당골 동리 동리를 오가며 바라다보는 산기슭에는 연초록 신록이 한창 피어나고 있습니다.

저마다의 모습으로 멋진 풍광을 연출하고 있는 봄날의 향연이 더욱 은혜롭고 감사한 요즘입니다.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가난한 살림살이에도 해맑은 웃음 지으며 커나가는 자녀들 바라보면서 조금씩은 나아지고 있는 세상 향해 끝없는 희망을 읽어내시기에 세상은 살맛이 나는 것 같습니다. 참으로 모두가 은혜입니다!

요사이 느끼는 은혜보다 더 큰 은혜를 찾아 9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정신이 세력을 잃고 물질이 천하를 지배하여 생령들의 괴로움이 날로 커져갈 즈음, 원불교를 창교하신 원각성존 소태산 대종사께서 이세상에 출연하시어 깨달음을 얻으시고 일원대도의 바른법을 시방삼세에 한없이 열으셨나이다.

우리들 모두가 존모하는 원각성존 소태산 대종사의 대각과 원불교 개교 91주년을 맞이하여 '원불교 열린날 <모두가 은혜입니다>'란 주제로

법잔치 은혜잔치 놀이잔치를 하면서 대종사님의 깨달음을 저희 모두의 깨달음으로 하고 일체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고자 서원합니다.

이날을 기념해서 현재 원불교 교단의 주법이신 좌산 종법사께서 경축법문으로 내려주신 무아정신(無我精神)을 같이 공부해 보십시다.

무아정신이란 나에 대한 집착(執着)을 끊어서 망아(忘我)가 된 극치의 세계를 이름이니 이는 스스로를 원성(圓成)시키고 세상과 생령을 이롭게 하는 중심사상이요, 궁극의 정신으로 과거 일체 현성(賢聖)들께서 이 경지를 거치셨기에 그 거룩하고 크신 경륜을 실현하시어 온 세상과 역사의 숭앙을 받으시었습니다.

그러나 망아에는 부당망아(不當忘我)도 있고 정당망아(正當忘我)도 있으니 이를 잘 가려서 부당망아에 빠지지 아니하여야 정당망아에 들 수 있습니다.

부당망아에는 경몰망아(境沒忘我)와 공상망아(空想忘我) 그리고 무기망아(無記忘我)가 있습니다. 경몰망아란 육식(六識)이 육경(六境) 중에 매몰되어 자기 주체를 잃고 현실 경계의 노예로 사로잡혀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공상망아란 상상의 세계는 아무 제약이 없어서 옳은 생각, 그른 생각, 불필요한 생각의 세계를 수없이 드나들며 거기에 깊이 빠져 자기 주체를 잃고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무기망아란 무념무상에 집착하거나 비몽사몽의 혼침(昏沈)에 깊이 빠져 자기 주체를 잃고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 모두는 자기 주체와 주권을 모두 잃은 상태요, 일체 성성지(惺惺智)의 매몰처(埋沒處)입니다.

반대로 정당망아란 대아망아(大我忘我)와 일심망아(一心忘我) 그리고 입정망아(入定忘我)를 말합니다. 대아망아란 큰 원력의 대아정신이 충만 되어 소아를 놓아버린 상태로써 모든 희생정신의 모체가 됩니다.

일심망아란 정당한 일을 성취하기 위하여 일심집중이 된 상태로써 만사성취와 발명의 어머니입니다. 입정망아란 일심의 극치요, 무아의 극치로서 법신에 합일한 자리로 지혜의 원천이요 깨달음의 어버이입니다.

이 모두는 정상적인 망아의 경지에 이른 것으로서, 수도와 공도사업에 뜻하는 이가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요 통과지점입니다.

따라서 부당망아(不當忘我)는 정당망아를 불가능하게 하고, 정당망아는 부당망아의 입지를 허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부당망아는 자타간 해(害)가 될 뿐이요, 정당망아는 자타간 한량없는 복조가 될 것입니다.

우리 모든 공부인들은 오늘 이 거룩한 대각개교의 날을 맞이하여 부당망아를 청산하고 정당망아(正當忘我)의 경지를 거쳐 무아의 정신을 체득하는 일에 정성을 다 해야 하겠습니다. 오늘을 기해 더욱 간절히 기원 드립니다.

세상이 더 평화롭기를 기원합니다. 전 인류가 더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민족의 상생과 통일을 기원합니다. 옥당골 우리 지역민의 복혜가 한량없기를 기원합니다.

이렇게 꼭 되어질 수 있도록 나에 대한 집착을 끊는 일부터 시작해 보시겠습니까? 무아(無我)가 되어 늘 기쁘고 은혜로운 일만을 장만하며 행복하게 사십시다!

고원선<원불교 영광교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