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침공으로 본 미국 패권주의
이라크 침공으로 본 미국 패권주의
  • 영광21
  • 승인 2003.03.2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 칼럼
이라크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전쟁의 속성상 일단 시작이 되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언제나 힘없는 일반민중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충분히 알 수 있다.

이번 전쟁도 예외는 아니어서 연일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내용에는 무고한 양민들의 참혹한 피해상이 포함되어 있어서 가슴을 아프게 한다. 또한 이라크군의 포로가 된 미군들의 겁먹은 얼굴이 마음을 무겁게 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또 다른 숱한 사람들에게 치유될 수 없는 마음의 멍을 주면서 미국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유엔을 비롯한 전 세계의 많은 국가들의 반대를 무릅쓰면서 명분 없는 이라크 침략전쟁을 강행하고 있는지 그 저의를 다시 한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패권주의자들은 월가를 중심으로 한 금융재벌들의 세계경제지배권이 한계에 이르자 미국의 장기 경제 불황을 타개하고 세계경제의 지배권을 재확립하기 위하여 미국의 군산복합재벌이 부시정권을 앞세워 명분 없는 부도덕한 침략전쟁을 도발한 것이다.

미국 패권주의자들이 세계에서 석유매장량이 둘째로 많은 이라크 유전을 확보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다 중동을 지배하던 옛 영화를 잊지 못하던 영국의 극우세력과 야합하여 인류의 염원과 정의를 외면하고 온 세계를 재앙으로 몰아가고 있다.

옛말에 "원님은 불을 질러도 백성은 촛불도 못 켠다"는 말이 있다. 지금 세계의 현상이 이와 같은 형국이다.

미국은 온갖 첨단살인무기와 지구를 파괴하고도 남을 가공할 파괴력을 소유하고 있으면서 다른 나라와 약소국가가 자국을 방어하기 위한 최소한의 군사력을 갖추려고 하면 온갖 방법으로 간섭과 감시를 주저하지 않는다. 오로지 미국만이 정의를 수호하는 국가이고 선을 행하는 나라라는 논리인 것이다.

극단적인 이분법에 의한 선과 악의 구분으로 오늘날 유엔이라는 국제기구는 유명무실하게 되었고 미국의 국익에 위배되거나 비위에 거슬리면 언제나 미국 패권주의의 침략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지금 미국과 영국의 부도덕하고 부정의적인 이라크 침략전쟁을 반대하는 반전운동은 전 세계에서 요원의 불길처럼 일어나고 있다. 조그마한 불티가 광야를 뒤덮듯이 반전운동의 불길은 세계도처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미국내의 반전운동은 참전했던 퇴역군인이 대거 참여하여 눈길을 끌고 있다. 전쟁의 참혹상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퇴역군인들이 가담한 반전운동은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 있어서 탐욕에 눈이 어두운 미국의 침략전쟁을 제동하는 브레이크가 될 것이다.

유엔과 나토마저 외면하는 이라크 침공을 석유자원탈취와 군산복합체의 이익을 위하여 명분 없는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부시정권은 속전속결로 이라크를 점령하여 전 세계의 반전세력을 잠재우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은 해보아야 결과를 알지 당사자들의 계획대로 전쟁의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월남전쟁에서 미국의 계획이 부족하거나 군사무기가 부족해서 장기전의 수렁 속에 빠져든 것은 아니며 체첸이 군사력이 강하여 러시아와 장기전을 지탱하는 것이 아니다.

이라크 전쟁에서도 벌써부터 장기전의 징후가 보인다. 전쟁의 양상이 미국의 예상을 벗어나 자신들의 피해가 상당히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미국이 가장 우려했던 결과로 앞으로의 추이에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3월23일 새벽 모방송국의 심야토론 시간에 중고등학교 선생님인 듯한 한 시민의 소리가 내내 잊혀지지 않는다.

자기는 교사로서 이제는 강한 학생이 약한 학생의 돈을 빼앗을 때 그 행동이 나쁘다고 말할 수가 없게 되었으며 약한 학생들에게는 강한 자의 편을 들어 강한 자가 빼앗은 것을 같이 나누어 먹으라고 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이야기였다.

이분의 말씀이 미국의 패권주의와 그들에 의해서 자행된 부도덕한 전쟁을 지지한 참여정부에 실망한 나머지 토해낸 한숨처럼 여겨져 오랫동안 귓가에 맴돌고 있다.
박찬석<본지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