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사시는 청와대도 가보고 너무 신났어요”
“대통령이 사시는 청와대도 가보고 너무 신났어요”
  • 영광21
  • 승인 2006.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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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특집

영광원자력본부 소년소녀가장 초청 문화체험…국립중앙박물관 국회의사당 청와대 등 방문
영광원자력본부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지난 2일부터 양일간 경제적 사정으로 문화혜택을 받을 기회가 적은 영광지역 소년소녀가장 25명을 초청해 <현대문명과 역사와의 만남>이라는 주제의 문화체험을 통해

소년소녀가장들이 현재 처한 어려운 역경을 이겨낼 수 있도록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꿋꿋한 삶을 격려하기 위해 ‘서울 나들이 행사’를 가졌다.

국립중앙박물관, 국회의사당, KBS 방송국, 남산타워, 청와대, 경복궁으로 이어진 문화체험을 통해 건전한 가치관과 역사관을 심어준 이번 여정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지난 2일 오전 7시20분 소년소녀가장들이 산뜻한 나들이옷차림으로 신선한 아침공기를 마시며 영광교육청 앞마당에 하나 둘씩 모였다, 왠지 다니는 학교와 사는 곳이 달라서인지 조금은 서먹서먹한 표정으로 첫인사를 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인솔팀장의 인원파악이 끝나고 설레임을 가득 안으며 드디어 버스는 서울로 출발했다, 차창너머로는 짙어 가는 신록과 봄꽃들의 향연이 한창이고 이내 버스안도 여기 저기 이야기꽃이 피었다. 이제 서로가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오후 1시30분에 서울에 도착, 3시간동안 국립중앙박물관을 둘러보며 한국의 수려한 문화유산을 견학하며 교과서에서만 접했던 생생한 역사를 보고 배웠다.

특히, 소년소녀가장들은 고려불상, 고려청자와 김홍도의 병풍그림을 직접보고 무척 반가워했으며 찬란한 5천년 역사의 숨결을 마음껏 느낄 수 있었다.

국회의 웅장한 모습 감탄
국립중앙박물관을 둘러본 후 국회의사당과 KBS 방송국을 보기 위해 여의도로 향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위치한 용산에서 여의도까지 가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지만 가는 도중에 바라본 서울의 한복판을 유유히 흐르는 한강과 우뚝 솟은 63빌딩의 모습은 소년소녀가장의 눈에 마냥 신기하기만 했다.

밝은 표정으로 국회의사당에 도착한 소년소녀가장들의 눈길을 끈 것은 국회의 웅장한 규모였다.

오래된 건물이지만 여의도의 드넓은 벌판 한가운데 위엄 있게 자리 잡고 있는 국회의사당을 관람하면서 이곳에서 국회의원 아저씨들이 우리나라의 법을 만든다는 설명을 듣고 이다음에 커서 국회의사당에서 멋있게 일해보고 싶다고 말하는 당찬 소녀가장도 있었다.

잠시 후에 원자력발전소처럼 현대문명의 큰 축인 KBS 방송국으로 자리를 옮겼다. TV에 자주 나오는 유명 탤런트나 좋아하는 가수를 만날 수 있나 기대감을 갖고서….

견학 안내원의 친절한 안내로 방송기술의 발달과 뉴스진행, 날씨방송 등을 체험한 후 오후 6시에 남산타워를 관람하기 위해 케이블카가 위치한 곳으로 향했다. 방송국을 나오는 소년소녀가장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웃음이 떠나지 않던 한 학생은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가수를 못 보았다”고 푸념이다. 여느 가정과 전혀 다름이 없는 전형적인 여고생의 모습이었다.

찬란한 서울의 밤의 화려함
구름과 맞닿은 곳에 남산의 자연과 21세기 첨단기술이 만들어낸 다양한 문화와 휴식이 깃든 남산타워. 소년소녀가장들은 서울시 야경에 또 한번 탄성을 자아냈다.

보석을 뿌려놓은 듯 찬란한 서울의 밤은 이렇게 화려한 미래를 열어갈 이들에게 색다른 감흥을 줬다. 세계 10대 무역교역국인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눈으로 확인하고 24시간 환한 불빛을 가능하게 해준 원자력발전소의 소중함도 깨닫는 순간이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한 학생의 “공부 열심히 해서 서울에서 제 꿈을 활짝 펼치고 싶어요. 세계를 누비며 돈도 많이 벌고 꼭 하늘나라에 있는 엄마, 아빠를 기쁘게 해 드릴 거예요”라는 말에 갑자기 모두가 숙연해졌다.

다음날, 청와대를 볼 수 있다는 마음으로 아침부터 모두가 들떠있었다. 9시30분에 경복궁 동편주차장에 도착해 청와대 관람 유의사항을 전달받고 10시20분에 드디어 청와대 도착, 관람수속을 받고 경내로 들어섰다.

소년소녀들은 처음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기야 대통령이 일하는 청와대가 아닌가! 안내요원의 상냥하고 친절한 안내로 춘추관 등을 살펴보았다.

대통령이 된 기분으로 청와대 관람
일찍 엄마 아빠를 잃어 할머니 품에서 자란 슬기가 “정말 여기가 대통령할아버지, 할머니가 사시는 청와대 맞아요?” 라면서 연신 눈을 깜박거린다.

청와대 녹지원은 200년이 훌쩍 넘은 소나무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안내요원들이 “여기는 대통령 할아버지, 할머니가 나란히 걸으며 산책하는 정원입니다. 학생들도 미래의 대통령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걸어보세요”라고 권유하자 모두가 대통령이나 영부인처럼 걸었다.

의젓하게 큰 꿈을 키우면서… 청와대 견학은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매우 신선한 충격을 준 듯 했다.

어떤 학생은 대통령이 집무를 보는 본관건물 앞까지 일반 주민들에게 개방한데 대하여 청와대가 가까운 이웃처럼 정겹게 느껴졌다고 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학생들의 마음속에 더 한 발짝 친근하게 다가왔다.

오후 1시에는 계절의 여왕 5월의 싱그러운 햇살을 받으며 대부분이 그림이나 드라마에서나 보던 경복궁에 들어섰다.

앞에 있는 옛날 모습의 수문장이 조금은 무섭게는 보였지만 소년소년가장들은 대궐의 웅장한 모습에 입을 다물지 못했으며 왕후인 중전이 사는 ‘교태전’을 보고는 금방 ‘여인천하’, ‘장녹수’를 떠올리기도 했다.

이웃사랑 가슴깊이 간직 한 여행
그러나 명성왕후 시해장소를 보고는 주먹을 불끈 쥐는 아이도 있었다. 경복궁은 ‘구중심처’란 말이 어울렸다.

경회루, 홍례문, 근정전 등 학생들은 왕이 된 듯 했다. 대궐을 걸으며 “여봐라, 여봐라”도 해보고. 경복궁은 미국 일본 대만 중국관광객들이 많이 보였다.

“이렇게 외국사람을 많이 본 것은 처음”이라는 유미 학생은 ”세계속의 대한민국을 실감했고 자긍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또 박내정 학생도“ 이번 견학이 매우 즐거웠고 더 열심히 공부하고 희망을 가득 안고 살겠다”며 “다른 친구들도 이런 문화체험 프로그램 혜택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 학교공부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연신 감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소년소녀가장들이 청와대와 경북궁 등 현재와 미래를 넘나드는 시간여행속에 현재 자신들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려는 의지를 다잡은 것이 이번 문화체험의 가장 큰 수확이었다. 어느새 해가 붉게 노을지고 아쉽지만 내일 학업을 위해 영광으로 떠났다.

모두가 1박2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형제자매 남매가 됐다. 그리고 손을 쉴새없이 흔들며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석별의 정을 뜨겁게 나눴다. 이웃의 관심과 사랑을 가슴속 깊이 간직 한 채.

영광원자력본부는 세상에는 깨끗하고 밝은 빛을, 소외되고 그늘진 이웃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선사해 아름다운 정이 넘치는 사회를 꽃피우기 위해 소년소녀가장문화체험 등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영광원전 대외협력실 김행곤 홍보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