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인들은 자신이 소속한 정당이나 집단의 이익을 위해 나름대로 사자후를 토해도 일반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것은 정치인들에 대해 환멸을 느낄 뿐이다.
기실 선거란 것도 따지고 보면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 사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한 가지 현상이다 보니 인정에 이끌리는 점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온전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알만한 것은 다 알고 있기에 그들이 주장하는 공염불이 다만 한심할 따름이다.
그렇지만 해도 너무 한다. 입후보자의 능력이나 자질보다는 그동안 얼마나 발품을 많이 팔았는가에 의해 당락이 결정될 지경이다.
평소 힘이 없는 유권자들은 모처럼 찾아온 선거를 통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소신을 투표권을 통해서 표현할 수 있는 것인데 그것을 원초적으로 헷갈리게 하고 있는 것이 발품이란 묘한 수고로움이다.
기초의원에 출마한 사람이나 광역의원에 출마한 사람이든지, 기초단체장에 출마한 사람이 되었든지, 그리고 광역자치단체장에 나선 사람이나 모두가 입후보자의 능력이나 자질은 뒷전으로 밀리고 단지 그 사람이 평소에 얼마나 자신이 가고자 한 곳을 향해 발품을 팔았는가가 평가의 기준이 되는 현실 앞에서 망연자실할 뿐이다.
요즘 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 주변에서는 참으로 땅에 떨어뜨리기에도 아까운 가슴 벅찬 소리를 수시로 접하고 있다.
'내가 당선이 되면 무엇 무엇을 하겠습니다'라는 속이 들여다보이는 공약을 수시로 접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짚고 나갈 것이 하나 있다. 기존의 삶 속에서 세상의 발전을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사람이 어떤 자리를 차지했다고 해서 무엇을 하겠다고 하는 말은 아무래도 어불성설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특히 우리나라 여건으로 보았을 때 아직은 여전히 중선거구제를 실시하기에 어설픈 기초의원 선거의 경우에는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섣부른 중선구제의 도입으로 오히려 입후보자들의 행보와 유권자들의 선택만 힘들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보았을 때 자신이 속한 지역을 돌보기에도 벅찬 그들에게 인접한 4~5개 지역의 현안을 함께 떠안으라고 하니 도무지 말이 되질 않는다.
지방선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유권자들로서는 여러가지로 난감하다. 인물을 선택하자니 인정이 걸리고, 인정을 따르자니 어딘지 모르게 자신의 선택이 공허한 느낌이다.
제대로 된 민주주의가 정착되지 않은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볼 때 혈연이나 지연 그리고 학연은 아직도 후보자를 선택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음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옥석을 가리는 기준은 인물 됨됨이가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본시 선거는 최선을 선택해야 한다. 만일 최선이 없으면 차선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차선이 없으면 차차선을 선택해야 한다. 선거라는 기본권을 포기하지 않는 한 누구에겐가 표를 던져야 하는 것이 우리들에게 주어진 운명인 것이다.
아무쪼록 이번 선거가 최선은 아니더라도 사사로움에 치우쳤다가 나중에 발등을 찧는 일이 없는 선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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