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은 각성하라, 여론을 경청하라"
"영광군은 각성하라, 여론을 경청하라"
  • 영광21
  • 승인 2003.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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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공직자로 추정, "주민도 더 이상 방관자적 입장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영광군청 인터넷 홈페이지 '군민토론방'에 '영광군은 각성하라'는 제목의 네티즌 주장이 조용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희망>이라는 작성자 명의의 이 글은 "태평스럽게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과에만 매달리는 매너리즘적인 행태를 보여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가"라며 공직사회의 소극적인 흐름을 겨냥해 비판했다.

그는 또 집단을 싸잡아 욕하는 행위는 기존 기성세대들의 행태라고 비판하며 "참여를 통한 정당한 비판과 애정이 오가는 밝고 활기찬 지역사회를 만들어 나가자"고 주민들의 동참을 주장했다.

홈페이지에 게재된 글을 표현상 이해하기 쉽게 극히 일부만 수정한 채 전문을 게재한다. / 편집자 주


술좌석에서 젊은이들끼리 가끔 오가는 말들이 있다. 지방화시대 이후에 이웃의 군들은 잘 나가고 있는데 우리 영광은 침체되어 있고, 영광군의 공무원들은 너무 편하게 놀리고 있다고. 내놓고 말하지 않는 대다수도 마음속으로는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영광군의 공무원들은 알고나 있는지….

도대체 왜라고 생각하는가. 기왕 일을 하면서 잘한다는 평은 듣지 못할망정 잘못한다는 평을 들으면서도 떳떳이 대응하고 설득하려 들지는 않으면서 이런 말들이 자기 자신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것처럼 애써 외면하며 태평스럽게 하루하루 특성없이 반복되는 일과에만 매달리는 매너리즘적인 행태를 보여왔다고는 생각지는 않은지…

지방자치 이후 영광군 행정의 특성을 한마디로 표현해 달라고 공무원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이 답을 하지 못한다. 영광군이 욕을 얻어먹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고 단정하고 싶다.

그런데 극히 소수이지만 일부의 공무원은 '실용주의'와 '내실'에 있다고 답을 하는 경우도 목격한다.

반복되는 일과에 매달리는 매너리즘
작년 지방선거시 현 군수의 홍보지를 보면 민선 1·2기 동안 경지정리나 하천정비 등 군민의 생산기반 조성사업에 인근의 모모 군에 비해 2∼3배의 투자를 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일을 많이 한 분야도 있다는 얘기다. 이런 내용을 군민에게 설득력있게 홍보를 해 왔는지 묻고 싶다. 일상적인 분야만 나열해 오지나 않았는지…

지역별로 관광개발만이 살길인 것처럼 외치고 있다. 제주도나 홍도처럼 머물지 않으면 관광이 불가능한 지역이 아니면 외지 관광객으로 인한 부가가치는 극히 미미한 것이 현실이다.

관광개발에 투자는 지역의 명예와 자존심에 불과하다(약간은 허황된 것이지만). 이북과의 교류가 활성화되면 경인지역의 인파가 남도 땅을 찾을 일이 없다.

하지만 종교적인 특성을 이용할 경우는 다르다. 백제불교도래지의 관광명소화사업은 남도지역의 외지인 유입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다.

영광군에서는 불교계의 불상 등 성금모금에 지역의 유지층부터 솔선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시설사업에도 속도를 가하라.

주민 문화생활에 개입하고 동참하라
영광군은 농업이 주 생산기반이지만 농민 수는 40% 이하도 못된다고 한다.

자영업자나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의 숫자가 더 많은데 이들이 관심을 갖는 건강관리나 문화생활에 대한 투자가 미흡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군민체육센터 건립을 2005년까지 한다고 하는데 이미 돈까지 마련돼 있으면서도 그 기간이 너무 길다. 너무 안이한 생각이다.

의지만 있으면 2004년 말까지 끝낼 수 있다. 군민의 문화생활에 깊숙이 개입하고 공무원들도 동참하라.

문화단체들의 각종 전시회나 발표회에 시작은 돈이라도 지원하여 격려하라.

테니스 코트장은 힘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만들어 주면서 배드민턴이나 볼링 탁구 등 직장인들의 생활체육 활동에는 관심이 적다는 여론을 경청하라. 영광군은 총체적으로 각성하라.

"이 세상이 잘못됐어, 바꿔야 돼"라고 말하면 기성세대는 "너는 지금 그럴 힘이 없으니까 일단 높은 지위에 올라서야 돼. 그러려면 약간의 부정한 짓은 필요하지. 끈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그른 것을 보더라도 당분간 타협해라"고 말한다.

기성세대의 말은 틀렸다. 젊어서 힘이 없다는 말은 옳지 않다. 우리는 아무 지위없는 젊은이들이더라도, 매우 큰 힘을 가질 수 있음을 2002년 월드컵과 연말의 촛불시위에서 배웠다.

"기성세대 지위없는 젊은이에게 배워라"
월드컵 때 축구장에 있는 팬들의 함성 하나 하나가, 길거리에 모인 붉은 악마들의 몸짓 하나 하나가 우리 선수들에게 힘을 주었다.

우리는 일체감을 느꼈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을 쌓았다. 주눅들었던 이기적인 개인에서 벗어나, 한마음으로 손을 맞잡은 거대한 힘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월드컵의 경험은 연말의 촛불시위와 대선까지 계속되었다. 시위를 무겁게만 느꼈던 과거에서 벗어나, 한 판 즐겁게 놀 수 있는 축제로 느껴버린 월드컵의 경험과 노무현의 당선으로 우리들은 모두 거리에 모였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자기 돈을 써가며, 주의주장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사람 몇 만명이 모였다 하면, 화염병을 떠올리던 기억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이다. 부정의 데모에서 긍정의 축제로 거듭났다.
영광군을, 지역사회의 기성세대를 욕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막연히 욕할 시간에 내가 만약 그 위치에 있다면, 그런 선택들이 10년 20년 후에 우리지역 영광에 나아가 대한민국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줄까 하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내 생각은 과연 옳은 것인가, 합리적인 대안은 무엇이겠는가 좀더 냉철히 사고해 보자.

뛰어들어 바꾸려는 에너지로 승화시키자
누구를 싸잡아 욕하는 것은 기성세대의 트레이드마크다. 싸잡아 욕하기는 자기가 거기 속해 있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비겁한 행위이다.

자기가 그 집단에 속하고 나면, 함부로 싸잡아 욕할 수는 없다. 자기가 공무원이라면 공무원을 싸잡아 욕하지는 않을 것이다.

공무원 집단의 잘못을 정당하게 비판하고, 그 잘못을 바로잡으려 노력하게 될 것이다.

우리 제발 싸잡아 비판하지 말자. 크게 잘못됐다고 생각되는 분야가 있다면, 그 곳에 뛰어들어 바꾸려고 노력해 보자.

부정의 에너지를 긍정의 에너지로 승화시키자. 비겁하게 밖에서 싸잡아 욕하지 말고, 안에 들어가 치열하게 싸워 보자. 정당한 비판과 애정이 오가는 밝고 활기찬 지역사회를 만들어 나가자.

군에서는 2·30대 젊은 청년층을 대상으로 열린 광장을 운영한다고 한다.

성실하게 군의 시책을 설명하고 터놓고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혹독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더라도 공무원들이 성찰의 계기로 삼고 지역의 힘을 결집시키는 기회로 활용하길 바란다.

노무현 참여정부의 컨셉에 맞게 영광지역에서도 건전한 토론문화 정착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작성자 : ID 희망<영광군청 3월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