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어려움 고향과 나누렵니다”
“어린 시절의 어려움 고향과 나누렵니다”
  • 박은정
  • 승인 2006.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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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구 / 염산면 향우
염산면 출신의 아흔을 바라보는 어르신이 고향을 위해 몇 년째 도움을 주고 있어 주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920년 염산면 두우리 어촌마을에서 가난한 농부의 3형제 중 둘째 아들로 태어나 갖은 고생을 하며 자수성가한 박종구(87) 어르신이 바로 그 주인공.

현재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거주하고 있는 박 어르신은 염산에 염전 2만여평과 양어장 1만여평을 두고 고향을 오가며 사업을 하고 있다.

염산에서 서당과 주일학교를 다니며 야학을 하고 땔감을 주워 팔며 가난하게 생활하던 어르신은 15살 되던해 고향을 떠나 함경북도 나진 무산 청진 등에서 10여년간 날품을 파는 등 숱한 고생을 했고 목포 광주 등지에서 사업을 하다 서울로가 정착했다.

지난 시절을 이야기하며 눈물짓는 0어르신은 “어린 시절 가난하고 배고팠던 시절의 어려움을 잊지 않고 가슴속에 새기며 기회가 되면 가난했지만 동심의 추억이 남겨진 고향을 꼭 돕고 싶었다”며

“특히 청소년 시절의 어려움을 안고 사는 고향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어 학생들에게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반듯한 양복 한 벌, 구두 한 켤레 없이 평생을 검소하게 살아온 어르신은 지금도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식사 또한 3,000원을 넘기지 않으며 ‘구두쇠’로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자신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경비만을 쓰며 근검절약 하는 생활을 해온 어르신의 고향사랑은 남달랐다.

지난 1970년 염산중학교 신설 당시 학교신축부지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다는 소식을 들은 어르신은 사재를 털어 8,300여평의 땅을 구입해 학교부지로 기탁했다.

또 지난 2001년에는 염산 지역 초·중학교 결식 아동들을 위해 700여만원을 내놓기도 했다. 어르신은 이뿐만이 아니고 지난 2003년 제27회 군민의 날에는 2,000만원의 성금을 기탁해 62세대 소년소녀가장들을 돕기도 했다.

이 같이 고향을 위한 일에 마음을 다해온 어르신은 염산의 사업체를 둘러보기 위한 방문이 있을 때면 지역에서 활동하던 원로들을 위한 조촐한 자리를 만들어 음식을 대접하는 등 아낌없는 정 또한 꾸준히 나누고 있다.

“조부께서 말씀하신 ‘積善之家 必有餘慶(적선지가 필유여경) 선을 쌓는 집에는 반드시 경사가 있다’는 글을 마음에 새겨 이 뜻을 따라 남은 여생을 남을 도우며 살고 싶다”고 밝히는 어르신은 지역의 불우한 청소년들은 물론이고 홀로 외로이 지내는 어르신들을 돕기 위한 방법도 현재 모색 중에 있다.

밖으로 들어 난 일들 말고도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에 성의를 보이고 조금이라도 신세진 사람들에게는 답례를 잊지 않으며 넓은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박종구 어르신.

그의 황혼의 아름다운 나눔에 감사의 박수를 드리며 그의 건강을 함께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