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목숨까지 내놓으면서 나라를 지킨 분들이 오늘날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면 무슨 말을 할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특히 목숨을 내던지면서 지킨 이 강산의 환경을 제멋대로 파괴하는 모습을 보면 더욱 난감하다. '환경의 날'을 맞으면서 바라본 주변의 생태계 파괴는 참담함까지 자아낸다.
지난 6월5일은 '환경의 날'이다. 1968년 5월 스웨덴의 유엔대사인 아스트 롭이 제44회 국제연합경제이사회에서 국제환경회의를 제의한 뒤, 4년만인 1972년 6월5일에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하나뿐인 지구'를 주제로 인류 최초의 세계적인 환경회의가 개막한 날을 기념하여 유엔이 '환경의 날'을 선포하였다.
대한민국도 이에 부응하여 1996년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매년 6월5일을 법정기념일로 정하고 국민의 환경보전 의식함양과 실천의 생활화를 위한 행사를 개최한다.
행사는 크게 기념식과 테마행사로 나뉘는데, 중앙기념식은 환경부와 민간단체·경제5단체가 공동주최하고, 지방은 환경관리청이 환경보전협회·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의하여 자체 계획에 따라 개최한다.
이러한 겉치레 행사만 본다면 대한민국은 환경에 관한 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나라처럼 보인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미래의 환경에 대한 걱정거리가 곳곳에 널려 있는 형편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영광도 마찬가지라고 하겠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환경파괴의 현장이 법성포항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처참하게 파헤쳐지고 있는 법성포항의 갯벌이다.
본시 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합당하고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개발을 하기 전에는 전반적이고 총체적인 사전조사가 뒤따라야 한다.
그런 다음에도 어쩔 수 없이 개발을 해야 한다면 개발에 따른 부산물인 개발이익이 그곳에 사는 주민들에게 온전히 돌아가야만 진정한 개발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법성포항의 개발은 필요한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거의 없고, 몇몇 돈부자들의 곳간을 다른 방식으로 채워주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갯벌의 중요성이 점점 알려지면서 이미 개발한 갯벌마저도 원상복귀하는 것이 세계적인 대세인 오늘날, 갯벌을 훼손하여 대지를 조성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심히 걱정스럽다.
환경의 날을 맞아 고즈넉한 법성포항을 바라보는 심정이 다른 날에 비해 훨씬 참담함에는 이유가 있었다.
모름지기 환경은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 2005년도의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환경지속가능성 지수는 146개국 중에서 122위에 불과할 정도로 환경에 관한 한 후진국에 속한다.
과거정권에 비해 전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뒷걸음질한 참여정부의 환경정책이 한 몫 거든 탓도 있지만, 개발이 우선시되고 중요시되는 사회풍조가 일조한 결과가 낳은 슬픈 현실이다.
'제35회 세계환경의 날'이자 '제11회 한국환경의 날'을 보내면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을 꿈꿔본다. 인종과 민족의 한계를 뛰어 넘어 삶의 터전이 되는 환경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전환을 간절하게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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