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님 / 묘량면

논에서 일을 마치고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집으로 막 들어서는 김형님(59)씨와의 만남이 유난히 반가운 것은 아마도 모습에서 전해지는 넉넉한 첫인상 때문인 듯 싶다.
함평 나산이 고향인 김 씨는 3남5녀의 셋째딸로 19살에 묘량 월암리로 시집와 40년동안 마을을 지키며 주민들과 따뜻한 정을 듬뿍 나누고 있어 칭송이 자자하다.
대부분 칭찬 주인공이 그러하듯 필자의 방문이 부끄러워 어찌할 줄 모르는 김 씨는 자기의 공을 내세우기보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눔을 실천하며 미덕을 쌓아가고 있어 귀한 미담이 되고 있다.
“가진 것이 없어 많이 못 나눠서 그렇지 남과 나누고 살면 좋은 것 아닌가요”라며 나눔을 당연한 일상으로 밝히는 김 씨는
“언제나 나하나 고생하면 주변 모두가 편하다는 생각과 내가 먼저 줘야 나에게도 이익이 돌아온다는 진리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며 “특히 이런 시골은 나이드신 노인들이 홀로 많이 지내고 있어 안쓰러운 마음으로 그들을 돌보고 있을 뿐이다”고 겸손함을 전했다.
성도마을은 약 20여가구가 살고 있으며 그중 대다수가 고령자로 약간의 농사를 지으며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김 씨는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스스로 나이든 어르신을 찾아다니며 간단한 반찬을 챙기는 것은 물론이고 청소, 빨래까지 도우며 집안 일을 대신 해주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고 어르신들이 그때그때 필요한 것들을 해결해 주며 크고 작은 잔심부름을 도맡아 그들의 손과 발이 되고 있다.
마을의 한 어르신은 “김 씨는 마음씨가 후덕해 주변에 늘 인정을 베풀어 남녀노소 누구나 그를 좋아하고 따른다”며 “특히 겨울철이면 김장을 많이 담가 혼자 지내는 노인들에게 나눠주며 정을 베풀어 우리마을에서는 고마운 사람으로 정평이 나있다”고 그를 소개했다.
슬하에 2남2녀를 두고 있는 김 씨는 막내를 제외하고 모두 출가해 보금자리를 이루고 살고 있다.
자녀들에게도 ‘나눔’과 ‘배려’를 가르쳐 왔다는 김 씨는 “죽어서도 할머니 할아버지하고 살고 싶다”고 할 정도로 노인사랑이 유난히 남달랐다.
나하나 잘 살자고 서로를 비방하고 무너트리는 비정한 현실속에서 자기 것을 아끼지 않고 무조건 ‘퍼’주려는 김 씨의 고운 마음은 험난한 세상을 살맛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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