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도 이젠 자원이다
물도 이젠 자원이다
  • 영광21
  • 승인 2003.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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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일찍이 인도의 위대한 사상가 마하트마 간디는 "지구가 가진 자원은 모든 사람의 필요를 위해서는 충분하지만 소수의 탐욕을 위해서는 부족하다"고 피력하였다.

간디가 말한 자원중의 하나가 물이다. 유엔은 물의 중요성과 환경을 고려한 물의 관리를 세계 모든 국가에 알리기 위해 올해를 '세계 물의 해'로 정했다. 또 지난 3월 22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었다.

그리고 지난 2000년 유엔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는 우리나라를 「물압박 국가군」(일반적으로는 '물부족 국가'로 표현)에 포함했다.

현실의 삶에서 물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별로 느끼지 못한 우리는 한국이 물부족 국가군에 포함되었다는 것을 의아해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예로부터 삼천리 금수강산이라 칭했던 한반도이기에 유엔의 결정이 쉽게 납득이 안갈 수도 있다.

하지만 실상을 알고보면 머지않아 물이 부족할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된다. 지금도 거의 기름값에 버금가는 가격으로 물을 사서 마시고 있는 실정이니까 작은 관심이라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물문제의 심각성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물과 이를 둘러싼 권력관계 그리고 댐 건설의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문제를 제기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우리는 80년대에만 해도 대형 댐의 건설을 진보와 번영의 상징 그리고 기술의 승리로 보아왔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한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세계에 걸쳐 보편적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과연 물부족에 대한 해결책으로 댐을 건설하는 것만이 올바른 대안이 될 수 있는가? 우리는 지난 40여 년간 물 부족과 홍수조절에 대비하여 765개의 대형댐(기초부터 꼭대기까지 높이가 15미터 이상인 댐)을 지어왔으나, 지금도 여전히 이전과 동일한 문제에 봉착하고 있으며 동일한 해결방식을 부르짖고 있다.

대관절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 여기에는 물을 둘러싼 인간들의 권력관계와 투쟁이 깃들여 있다.

내린천댐과 영월댐(동강댐) 건설 백지화를 통해 댐 건설이 야기하는 지속가능한 물 이용과 댐의 환경 및 생태적 영향에 관한 문제에 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2000년 이후에 댐 건설을 통해 물을 관리하는 것이 얼마나 정치적이고 권력적인 현상인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또 이 과정에서 댐의 혜택은 지속적으로 과장된 반면, 비용과 악영향은 끊임없이 과소평가 되며, 덜 파괴적이고 공동의 이익을 보장하는 많은 대안들이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또 흔히 댐 건설의 현실적인 이유들로 내세워지는 전력공급, 가뭄 및 홍수 조절과 같은 것들이 댐 건설로는 해결될 수 없으며 오히려 그것이 가져올 문제와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의 증가로 사실은 미래에 댐 건설의 발목을 잡을 것임을 방대한 자료와 연구를 통해서 알 수 있다.

결국 댐 건설 문제는 정치권력적인 현상으로 물관리는 좀더 민주적이고 분권화된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하천을 보호하고 관리하는 일은 단편적이고 임시적인 처방이 아니라 전체 수계와 하천 생태계의 복잡하고 역동적인 시스템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입증되었다.

물의 이용을 단순히 수자원의 공급과 수요의 문제라는 도식적인 관계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남아프리카의 오카방고 강의 문제에서부터 중국의 홍수범람원, 브라질의 습지 등을 누비며 물을 둘러싼 정치와 다양한 분쟁 사례를 좀더 현장감 있게 느끼다보면 조금은 교과서적이지만 그러한 사례들이 인류의 커다란 재앙을 예방할 수 있는 지침이 된다고 할 수 있다.

효율적인 운영과 보존을 통한 방법과 인구증가 억제 등과 같은 현명한 계획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대개는 물 ‘위기’의 문제를 기술적인 처방으로 해결하는데 관심을 보이고 있는 현실을 떠나서 물 ‘위기’에 대한 진단이 우리가 자주 목격했던 석유를 비롯한 다른 자원의 위기와 같이 다뤄지기를 바란다.

결국 물은 지천으로 널린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자원의 하나로 인식되어야 한다.

박찬석<본지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