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승복하며 20년 노하우로 달고 맛있는 수박생산
자연에 승복하며 20년 노하우로 달고 맛있는 수박생산
  • 박은정
  • 승인 2006.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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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노하우 바탕으로 안정적 수입 이루는 ‘수박재배’이석길씨
농업발전 일구는 사람들

장마로 비가 오락가락 하는 가운데 곧 출하를 앞두고 수박재배의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는대마면 복평리 이석길(47)씨.

수박속처럼 시원한 인상을 전하는 그는 호탕한 너털웃음으로 반가움을 대신했다. 여름철을 가장 대표하는 과일을 꼽으라면 뭐니뭐니해도 수박을 으뜸으로 꼽을 수 있다. 이런 수박재배를 20년 동안이나 해온 이 씨는 이젠 ‘수박달인’이 돼 큰 어려움 없이 수박을 재배하고 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이 씨는 노지 수박이 한창 높은 가격을 유지하며 부흥을 이루던 1988년 귀향해 수박농사에 도전장을 내놓았다. 처음 8,000평에서 2만평, 4만평 재배면적을 늘려가며 수박농사 재미에 푹 빠진 그는 경험부족으로 몇번의 실패를 거듭했지만 차츰 농사기술을 쌓아 안정을 이뤄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노지 수박 농사의 갖가지 애로점이 노출되고 노지 재배가 시설하우스에서 재배하는 것보다 상품가치와 시장점유율 등의 경쟁력에서 뒤진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이 씨는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10전부터 3,000여평의 시설하우스를 설치해 수박을 재배하고 있다. 하우스 수박은 노지 수박보다 당도가 높고 병해충 관리가 수월한 장점이 있다.

오는 15부터 20일 정도에 출하될 수박들은 아직 완숙되지는 않았지만 진초록에 검은줄을 두른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상인들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이 씨는 “수박농사를 처음 시작할 때만해도 농사만 잘 지어놓으면 큰 수입이 보장된다는 투기를 목적으로 농가들이 수박농사를 지어왔지만 요즘은 그때와는 실정이 많이 바뀌었다”며

“지금도 농사를 잘 지으면 어느 정도 수입이 보장되기는 하지만 농촌의 고령화로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인건비 또한 만만치 않아 농가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애로사항을 밝혔다.

이 씨도 지난해 사상 유래없는 폭설로 인해 하우스 1,000여평이 무너져 내려 일부분 복구를 해 올해 수박재배를 했다. 이 같이 시설재배는 폭설 태풍 등의 자연재해에 대한 피해가 발생하면 많은 설치비가 다시 들어가는 단점이 있기고 하다.

이 씨는 수박재배 말고도 2만여평의 논농사와 밭농사 1만2천여평을 지으며 복합영농으로 수입을 창출하고 있다. 그는 2002년부터 대마면쌀대책위원장을 맡아 지내다 2년전 쌀대책위가 농민회로 전환하면서 대마면농민회장을 맡아 농촌의 발전과 농민들의 어려움을 대변하며 농민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요즘 학교급식 파동으로 수박시세가 하락을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장마가 걷히고 무더위가 찾아올 때쯤 출하될 이 씨의 수박은 예년보다 웃도는 상승가를 기대하며 마지막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자연에 승복하고 평생 이어갈 천직으로 여기며 농사를 짓고 있는 이 씨는 1남3녀 자녀의 뒷바라지가 어느 정도 수월해지면 늘 앞장서 봉사하고 희생하는 농민회 선·후배들과 뜻을 모아 좀 더 적극적으로 농민운동에 앞장서며 살고 싶다고 희망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