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한 그날부터 세상의 모든 이들이 은혜입니다”
“출가한 그날부터 세상의 모든 이들이 은혜입니다”
  • 영광21
  • 승인 2006.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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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서면 송학리에 자리한 성지송학중. 담장도 없이 아담하게 자리한 학교가 운동장에 푸르게 깔린 잔디와 어우러져 안정적인 편안함이 전해진다.

자연체험교육과 인성교육을 중점으로 실시하고 있는 특성화중학교인 성지송학중에 올 3월에 부임해와 학교의 최고의 책임자를 맡고 있는 모경희(49) 교장.

곱게 지어진 모시 정복을 차려입은 모 교장의 모습이 너그럽고 자상해 일상에서 시끄러워진 마음이 조용해진다.

전북 장수가 고향인 모 교장은 그의 아버지 또한 출가를 한 원불교 집안의 2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태어나서부터 원불교와 밀접한 환경속에서 자란 모 교장은 원광대 사범대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3년간 근무했다.

교사생활을 하며 공교육에 대한 괴리를 느낀 그는 출가를 결심하고 28살 되던해 출가해 ‘교화’ ‘교육’ ‘자선’ 등의 원불교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출가 후 수학 4년을 거쳐 여수, 진주 등에서 교무 일을 시작한 그는 경기도 안성 개척 교당에서 6년간 교화에 몰두했고 영산사무소에서 8년간 교화와 교육을 담당하며 생활했다.

영산사무소 시절 영산성지고에서 학생들을 교육한 경험이 있는 모 교장은 이번 성지송학중으로 발령을 받아 참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집안에서도 출가를 권유했지만 스스로 충분한 생각 뒤에 결정해 지금까지 수행의 길을 걸어오면서 한번도 출가에 대한 후회나 후퇴는 없었다”고 밝히는 모 교장은 20년이 넘는 세월을 곧고 바르게 은혜를 나누며 보은의 길을 걸어왔다.

“‘사람은 열번 된다'는 믿음으로 학생들이 자신을 긍정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순탄한 길을 타고 정상에 오른 사람보다는 험준한 길을 헤치고 오른 사람이 그 산에 대해 지혜와 깊은 애정을 가질 수 있듯이 인생에서도 실패의 경험이 많은 사람이 성공의 의미를 깊게 느끼고 삶의 내용도 풍성하게 가꿀 수 있을 것입니다.”

학생들에게 창조의지로 조화로운 인격을 갖출 수 있는 기회를 주고 학생들로 하여금 스스로 자신과 세계의 주인으로 바로 설 수 있도록 이어주는 사다리 구실을 하고 있는 성지송학중의 교육철학이다.

모 교장은 “외부에서는 대안학교라고 하면 무엇인가 결손이 있는 학생들이 모여 공부를 하는 곳이라고 오해의 편견을 보내고 있다”며

“우리학교는 결코 삐틀어지고 부족한 아이들이 모인 곳이 아니고 권위적인 공교육에 염증을 느낀 부모들과 학생들이 체험과 인성에 중심을 둔 '자율학교'를 찾아와 창의성 교육을 실현하고 있다”고 학교를 설명했다.

모 교장은 너그러움과 사랑으로 진정한 교육의 열정을 쏟고 있는 교직원들과 제자사랑을 펼치며 몸담고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할 의지를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