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으로 일상의 여유 즐기며 반가운 정담 나누는 곳
여행으로 일상의 여유 즐기며 반가운 정담 나누는 곳
  • 영광21
  • 승인 2006.07.1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로당 탐방 43 / 불갑경로당<불갑>
순용재를 바로 지나 오른편에 위치한 불갑경로당(회장 유상신 사진)은 불갑면의 순용리를 비롯해 5개리의 남자어르신들이 안부를 묻고 전하는 소식의 요충지로 사랑받으며 만남의 쉼터로 각광받고 있다.

앞마당이 넓고 붉은 벽돌로 예쁘게 쌓은 담이 인상적인 불갑경로당은 지난 99년 준공됐으며 불갑면 각 마을의 30여명 어르신들이 모여 덕담을 나누며 노년을 같이하고 있다.

정기총회는 1년에 두 번 있고 임시총회는 2개월에 한 번씩 열어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존중해 안건을 결정하고 있다.

유상신 회장은 "우리 경로당은 범위가 넓은 곳으로 불갑의 각 마을 소식도 들을 수 있고 만나면 마냥 반갑고 즐겁다"며 "남자들이다 보니 귀동양으로 들은 정치이야기나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 등 이런 저런 화제로 이야기꽃을 피운다"고 경로당의 분위기를 밝혔다.

이곳 경로당은 1년에 세번씩 여행과 야유회를 다녀오며 회원간 우의와 화합을 다지며 적적하지 않은 노년을 나누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삼천포로 여행가 맛있는 음식을 나누고 뱃놀이도 하며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왔다. 또 한 여름에는 계곡으로 피서를 다니며 더위를 식히는 여유로움을 보이고 있다.

여기 어르신들은 모두가 남자이다 보니 식사에 애로사항을 겪고 있다. 여느 경로당처럼 농한기 때도 식사를 나누지 못하고 정기모임 때도 식사준비를 못해 음식점에서 식사를 주문 해결하고 있다.

다행히 불갑면부녀회에서 한달에 한번 경로당을 방문해 청소와 빨래 등의 봉사를 펼치고 있어 어르신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또 이들은 방문할 때 간식을 준비하고 간단한 식사로 떡국을 대접하며 정성을 전달하고 있다.

이곳 경로당에서 제일 젊다는 김공수 총무는 "살림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실정에 맞게 살림하고 어르신들의 뜻을 받들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남자들만 생활하다보니 음식문제 등 지출이 많기는 하지만 불필요한 지출을 최대한 줄여 알뜰하게 경로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들마을에 자리한 경로당은 앞에는 넓고 시원한 들판이 자리하고 불갑천이 흐르고 있어 좋은 터를 자랑하고 있다.

연세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힘에 부친 농사일을 묵묵히 짓고 있는 이곳의 어르신들은 "농촌에 농사 질 젊은이가 없는 상황속에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과 부모님을 봉양하는 정성으로 자녀들이 귀향한다면 농촌의 앞날이 밝아 질 것이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주룩주룩 내리는 장마비속에 어르신들의 자상하고 따뜻한 배웅을 받으며 아쉬운 작별을 나눴다.

박순희 객원기자 bsh784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