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릴레이 - 조병채<군남면>

어둑어둑한 밤의 향연이 아직도 여운이 남아있어 차마 떨칠 수 없는 어둠이여 설까? 한참을 싱그러운 아침 숨소리에 붙들려 논길을 걷다가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화장실에 들른다.
밤새 너무나 엉망이 되어 있는 화장실을 보며 곰곰이 생각했다. 5년 전 ‘화장실 청소를 해야겠다. 내가 아니면 할 사람이 있겠는가’ 하고 마음을 굳혔다.
조병채(68)씨. 군남면 버스정류소 옆 공중화장실 청소를 시작한지가 벌써 5년이 지났다. 화장실에 예쁜 휴지걸이에다 화장지를 끼워 조심스레 걸어놓고 나왔다.
버스 승강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어느 학생이 껌 종이를 바닥에 너무나 태연하게 버리는 것을 보고 그는 또 생각을 굳힌다. ‘화장실 청소도 하면서 승강장 쓰레기는 못 줍겠어?’
그런데 하루는 아침에 청소를 하려고 화장실 문을 열었다. 어제까지 아무렇지도 않던 화장지 걸이를 화장지가 감긴 그대로 누군가가 물 속에 집어넣어 놨다.
그것을 본 순간 너무나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어 허허 웃으며 빈 하늘만 바라 봤단다.
이처럼 공중도덕을 외면한 사람을 생각하면 조병채씨는 마음이 아프다.
염산 사는 어떤 사람이 이런 말을 한다. 군남 공중화장실처럼 깨끗한 화장실을 아직까지 본적이 없다고.
그는 출타를 하면 먼저 공중화장실에 들른다. 얼마만큼 깨끗하게 청소가 잘되어 있는지 궁금 해서란다. 그리고는 느낌이 크단다.
조병채씨는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집안에서 목회자가 2명, 나머지 식구들은 여러 면에서 봉사를 하고있다.
그러기에 남보다 조금이라도 헌신적으로 그리고 낮은 자세로 봉사할 수 있는 각오가 대단하다.
그는 효자라고 소문이 자자하다. 15년이란 세월을 거동이 불편한 노모와 중년시절에 소경이 되어 문 밖 출입을 못하는 큰 누님을 같이 모시고 살던 지난날도 있었단다.
단칸방에 살면서 노모나 큰 누님 두 사람 다 대소변을 받아내는 처지였는데 불평 한마디 없던 부인인 임미순 권사에게 지금은 너무나 큰 감사를 보낸단다.
‘오른손이 하는 일 왼손도 모르게…’ 이처럼 주위에서 작은 봉사를 숨어서 일궈내는 조병채씨 부부께 감히 고개를 숙인다.
박 청 기자 pc21@yg21.co.kr
저작권자 © 영광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